무서운 성장세의 '馬산업'. 한국경제의 강력한 해법 될까?
무서운 성장세의 '馬산업'. 한국경제의 강력한 해법 될까?
  • 최형순 기자
  • 승인 2017.08.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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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호 회장, 말산업이 국가경제 원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최선 다할 것

경제성장률 둔화, 청년 실업률 증가 등 현재 한국 경제는 그다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자체와 기업들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앞 다퉈 신(新)성장 동력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 육성 /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하지만 이 같은 시도와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이 선(先) 투입돼야한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지금에선 여러모로 애가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제2차 5개년 계획을 앞두고 있는 말(馬)산업은 정체기를 겪는 한국 경제에 강력하고도 즉각적인 돌파구가 돼 줄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경제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무기 ‘말(馬)산업’. 관계자들의 ‘피와 땀’ 덕분에 매년 눈부신 성과 거둬

말산업은 1차 산업인 생산과 사육에서 2차 산업인 사료, 장구, 3차 산업인 승마, 경마, 관광, 교육, 재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확장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이 앞 다퉈 말산업 육성을 올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렛츠런팜 장수에서 말들이 일렬로 휴식을 취하는 말들

3마1직(三馬一職, 말 3마리가 1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이란 말이 있듯이 말산업은 일자리 창출에 골머리를 앓는 문(文)정부에도 명쾌한 해답을 안겨줄 수 있다.

실제로 말산업은 5년간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 왔다. 사육두수와 사업체, 승마인구, 경제 규모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치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올해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말산업 규모는 이미 3조 4천억원을 넘어섰다. 정확히 2015년 말 기준으로 3조 4,120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 시 1,816억 원(5.6%)이 증가했다. 단일 축종으로는 상당한 규모다.

2016년 기준으로 승마시설이 479개며, 체험승마인구는 9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사자수도 16,662명으로 2015년 대비 817명(5.2%)이 늘었다. 과거에는 이름도 생소했던 말조련사, 재활승마지도사, 장제사 등이 일자리계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과 태동을 같이하는 말산업이 단기간에 이토록 혁혁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농식품부를 비롯한 마사회, 현장종사자 등 관계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중 한국마사회는 국내유일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종합계획 시부시책 시행, 연구개발, 말 등록, 산업 통계조사, 자격제도 운영 등 말산업 업무 전반을 수행해왔다.

유소년 승마공연

이와 관련해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1983년 공직에 몸담은 이래 줄곧 농어촌 관련 업무를 도맡아온 덕분에 말산업의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말산업이 국가경제 원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을 전했다.

성장세 무섭지만 개선할 부분도 많아. 해법은 ‘승마인구 확대’에 있어

하지만 태동이 늦은 만큼 헤쳐 나갈 난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말산업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다. 말산업이 국가경제 회복의 극약 역할을 하기 위해선 말산업이 덩치를 더 키워야하며, 그 핵심에는 ‘승마인구 확대’가 있다.

말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정기 승마인구는 47,471명으로 전년 대비 4,497명(10.5%) 증가했다. 체험 승마인구는 훨씬 많은 890,951명으로 2015년과 비교 시 60,545명(7.3%) 늘었다.

이처럼 매년 증가세이긴 하나 말산업에서 승마인구가 차지하는 중요도를 감안하면 그다지 많은 수치는 아니다. 승마는 다른 탈것과 달리 생명을 가진 말과 인간이 교감하는 운동으로 이 과정에서 신체 능력은 물론, 협동심, 집중력 등의 정신 발달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이런 효과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다른 말로 재활승마라 하며 선국에선 이미 대중화 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면 한국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국마사회가 승마 활성화를 기조로 내걸고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음에도 승마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승마장이 통상 외곽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초기 승마사업이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진행돼 시설, 말(馬), 제도 등 인프라 구축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도 극복해야 될 부분이다.

유소년 승마대회 모습

결국 해법은 ‘유소년 승마 육성’에 있다. 프랑스가 1994년부터 유소년승마로 승마수요를 이끌어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승마수요는 농촌관광, 승용마 수요창출로 이어져 농가소득과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한다. 그런 점에서 승마종목의 소년체전 채택과 승마 시범학교 운영은 괄목할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와 정부, 승마협회 등 관계기관들의 노력 덕분에 지난 2015년 승마가 소년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다음해인 2016년 6월에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기념적인 첫 승마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승마종목의 채택은 단순히 유소년 승마 인구를 증가시키는데 그치지 않는다. 학교체육으로서의 승마도입 촉진은 물론, 국내 승마 선수들의 경쟁력 향상 등 많은 효과를 야기한다.

실제 말산업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승마산업은 문화, 기타서비스업, 오락서비스 부문 등과 비교 시 생산유발효과가 더 높다. 승마종목 채택에 따른 경제유발 규모도 1,315억원으로 추산되며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521억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한국마사회가 올해 3월부터 시행중인 승마 시범학교도 유소년 승마 활성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승마를 학교 정규과목으로 채택하기 위한 일종의 시범사업으로서 제주 서귀포시 효돈초등학교와 토평초등학교가 대상이다.

승마시범학교 운영

학생들은 정규 체육 시간에 서귀포산업과학고 승마시설로 이동해 승마 이론에서 경속보까지 체계적인 승마수업을 받게 된다. 올해 11월까지 진행되며 마사회는 운영결과를 토대로 학교 정규과목으로서의 승마 채택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외에도 한국마사회는 승마인구 확대를 위해 올해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찾아가는 승마체험’으로 초등학교에 승마를 보급하는 한편, 유소년 승마클럽도 2022년까지 100여개로 확대한다.

레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농촌에 특화된 관광승마를 통해 승마수요를 창출하는 방안도 모색 중에 있다. 지형적인 특색을 활용한 승마길 조성이 대표적인 예다.

말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체험행사도 다수 개최할 예정이며, 승마보급 확산효과가 높은 풀뿌리 승마대회, 진로탐색 프로그램 등의 사업도 활발히 지원할 생각이다.

승마 비용 부담 완화도 마찬가지.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전국민말타기운동 등의 사업을 통해 강습비 부담 완화에 주력했다. 올해도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는 포부다.

말산업 주축 담당 ‘경마’ 회생도 시급 과제. 마사회 사업 다각화로 활로 뚫을까?

한국에서 말산업육성은 결국 경마산업 부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말산업육성에 투입되는 예산 상당부분이 경마수익금을 기반으로 하는 축산발전기금과 마사회 예산에서 충당되고 있는 탓이다.

경마대회 수출

규모 측면에서도 경마는 말산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경마부분의 경제적 규모는 2015년 기준 2조 6,642억원으로 전체 말산업(3조 4,120억원)의 78.1%에 달한다. 그야말로 경마가 말산업을 먹여 살리는 형국이다.

그런 만큼 2011년 이후 경마매출이 수평선을 그리며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육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극복해야 될 점이다.

한국마사회가 승마사업, 리조트사업, 해외 컨설팅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사업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마사회가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경주수출이다. 경주수출은 경주영상을 해외에 송출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업으로 한국경마의 우수성을 대외에 함께 홍보할 수 있어 의미가 높다.

지난해에는 홍콩, 호주, 마카오 등 5개국을 대상으로 수출을 진행 457억 원에 달하는 현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도 한국마사회는 최고 경마선진국인 미국과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출국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마사회는 기존의 ‘보는 경마’에서 ‘즐기는 경마’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신규고객 창출과 경마문화 선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에서는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현재 풍토와도 관련이 깊다.

한국마사회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자 ICT 기술 등을 활용해 경마시스템을 스마트화하는 한편, 경마체험과 연계한 이색 축제와 행사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산업 규제해소와 불법경마 단속 강화 등으로 경마수익을 확대해나가겠다”면서, “이를 통해 말산업 투자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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