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금, 중용(中庸)의 조미료
[기고] 소금, 중용(中庸)의 조미료
  • 신은경 교수
  • 승인 2018.01.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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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대학교 식품영양외식학부 신은경 겸임교수

영어로 ‘salt’, 한자로는 ‘염(鹽)’으로 쓰며,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시오(しお, shio)’, 중국에서는 ‘얀(盐 yán)’이라고 부른다. 화학명은 염화나트륨이고 분자식은 ‘Nacl’이다.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무기질인데 대체 가능한 물질이 없고, 가장 오래된 조미료이다. 바로 소금이다.

신은경 겸임교수

소금의 주 성분인 나트튬은 체내에서 위액의 주성분인 염산의 재료가 되고, 삼투압과 생리작용을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또한 가장 기본적이고 많이 사용되는 조미료로 음식을 오래 저장할 수 있게 해 주고, 신맛을 부드럽게, 단맛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준다.

초기 인류는 수렵이나 유목생활로 얻은 고기에서 소금을 간접적으로 섭취하거나, 동물들이 찾아낸 소금을 활용했다. 그러다 농경사회 이후 곡물 위주의 식생활 변화로 본격적인 소금의 채취와 이용이 시작됐다. 기원전 6,000년 경 중국에서 소금을 채취했다는 역사학자들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역사적으로 소금이 만들어지고 거래된 곳은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소금이 지닌 정화, 방부, 소독기능 때문에 종교적으로 신성시 되었다. 또한 소금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귀했던 것만큼 주로 국가주도로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져졌고 국가재정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간혹 국가가 이를 악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프랑스 혁명, 인도의 소금행진 등 민중봉기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소금이 하얀 황금으로 불리던 중세엔 군인들의 봉급수단으로 이용됐다. 봉급을 뜻하는 영어 단어 ‘salary’가 ‘salt’에서 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기 70년 경 작성된 마태복음에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구절을 봐도 옛 사람들이 소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짐작이 된다.

오늘날 산업에서도 소금은 중요하다. 소금을 전기분해해서 얻은 염소와 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 섬유, 종이, 세제, 비누, 등의 원료가 된다.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도 소금을 재처리한 물질로 만들어 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소금이 고혈압과 비만 등 질병의 원인이라는 이유로 등장 이래 전에 없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여기에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우리 식탁에서 소금을 점차 밀어내고 있다. 저염식단은 건강식단과 동일시되고, 나트륨 줄이기는 사회적 캠페인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런데 소금의 나트륨이 고혈압, 비만, 위암, 심장병 등과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범인 것처럼 과장되는 것에는 공감할 수 없다. 대부분의 성인병은 스트레스, 환경오염, 운동부족 등 원인이 복합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과 관련하여 미국 보스턴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2,632명을 16년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소금을 평균 이하로 섭취한 사람도 혈압이 높게 나타났고, 소금 섭취가 많은 사람들도 칼륨, 마그네슘, 칼슘을 섭취해 혈압을 낮아진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 식탁에서 소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가정해 보자. 더 이상 맛있는 국이나 찌개, 반찬을 먹을 수 없고, 밥도둑이라고 하는 젓갈이나 염장식품, 몸에 좋은 전통 발효식품도 식탁에서 사라진다. 나아가 피의 순환, 노폐물 배출과 지방분해를 돕는 나트륨 부족하면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 상태를 중용(中庸)이라고 한다. 소금을 안 먹을 수도 없고, 또 안 먹으면 안 된다. 따라서 중용의 미덕을 살려 지혜롭게 소금을 섭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먼저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에서 함량을 시나브로 줄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소금은 정제염보다는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천일염에 들어 있는 칼륨,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이 혈압을 낮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연어, 고등어, 고구마, 바나나, 시금치, 버섯, 토마토 등은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음식이다.

체내 나트륨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운동으로 땀을 흘리는 것과,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특히 운동은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니 더할 나위 없이 필요하다.

소금뿐만 세상 모든 것이 과하면 탈이 나고 부족해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적당히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무병과 장수의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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