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구도심 주택가 사이로 섬처럼 고립된 건물이 있다. 주차장까지 버젓이 건설돼 있지만 정작, 차량들이 드나들 수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건물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를 시장이 들어서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대전CBS는 오늘부터 몇차례에 걸쳐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의 문제점을 조명해 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하였다. 이번 보도를 통해 영세한 시장 상인은 물론 서민경제가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돼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대전시 중구 태평동의 한 교회.
다섯갈래 방향으로 도로가 쭉 뻗어난 곳에 위치한 이 교회는 교통 입지가 매우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정 반대이다.
주차장이 있어도 그곳에 차량이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가 설립된 것은 30여년 전. 그 사이 시장이 들어섰고 교회측이 지난 2천3년 증축 공사를 진행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미 10년 가까이 도로가 점령된 상황에서 차량 통행이 이뤄질 뾰족한 묘안은 없었다.
교회 담임 이주헌 목사는 “건물을 증축하려면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해서 어려운 공사끝에 건축 허가를 받아놨더니 준공된 뒤 정작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물론 시장 상인들도 나름대로 불편을 호소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차량 통과를 허락했지만 언제 또 교회나 공무원들과 큰 마찰을 빚을지 모를 일이다.
태평시장에서 10여년째 과일 상회를 하고 있는 60대 상인 아주머니는 “우리도 장사를 해야 하는데 불편이 많다. 그렇다고 교회 목사님 차량을 막을 수도 없고 해서 겨우 통과시켜 준고 있는 형편이다.”고 털어 놓았다.
교회측은 이에 따라 해당 구청은 물론 청와대에까지 줄기찬 민원을 제기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은채 수년째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전CBS 천일교 기자 ig1000@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