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쇼크의 교훈과 과제
황우석 쇼크의 교훈과 과제
  • 편집국
  • 승인 2006.01.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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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호 교수
공주대학교·대전광역시 교육위원회 위원
그 동안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stem cell)연구는 세계 생명공학 연구 분야에 있어 신기원을 이룩한 쾌거로 대접받았다. 특히 그의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한 연구결과는 세계의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으며 우리 한국 국민들에게는 자긍심과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최근 황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고의적 조작으로 밝혀짐에 따라 세계적 파문과 더불어 우리 모두는 실망과 경악과 수치심을 동반한 전국적 패닉에 휩싸였다. 황우석 스캔들과 관련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12월 23일자 중간발표를 접한 김수환 추기경도 “세계인들 앞에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앞으로 서울대 조사위원회와 세계 생명공학계가 황우석 스캔들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쟁점을 검증해야 한다. 첫째, 2005년 논문 발표 당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patient-specific embryonic stem cell)가 있었는지, 둘째 당시 배아줄기세포가 몇 개 있었는지, 셋째 배아줄기세포 1개 당 몇 개의 난자를 사용했는지, 넷째 2004년 논문을 포함한 그 동안 황교수 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의 진실은 어디까지 인지, 다섯째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확립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보유하고 있다면 어디까지 인지 등이다. 

그 중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쟁점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확립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느냐와 가지고 있다면 어디까지 가지고 있느냐는 문제다. 여기서 원천기술이란 배아복제기술과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확립 기술이다. 원천기술 보유여부와 그 수준은 2004년 논문과 2005년 논문의 재검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황교수팀의 2004년 논문은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하여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확립했다는 것이 핵심이며, 2005년 논문은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확립과 난자 사용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률을 15배 이상 높였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핵심쟁점들과 원천기술의 보유 여부는 황교수팀이 배양에 성공했다는 배아줄기세포의 DNA, 테라토마 조직의 DNA, 체세포 핵을 제공한 환자의 DNA 지문을 비교분석 해봄으로써 풀 수 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 스캔들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과 함께 많은 과제를 남겼다. 첫째,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교수팀이 지금까지 발표한 줄기세포 연구결과들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하여 그 진위를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의 대학과 학계에서는 젊은 과학도들에게 연구자가 지켜야 할 자세에 대해 가르치고 건전한 연구풍토를 정립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미래 국익과 직결되는 중대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행·재정 지원, 보안, 관리 시스템을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넷째, 황우석 쇼크가 너무 크다 할지라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중단되거나 침체되어서는 안된다.

황우석 쇼크는 분명 우리에게 커다란 상처와 허탈감을 안겼지만 그러나 많은 교훈도 남겼다.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 이런 뼈아픈 교훈을 차세대의 젊은 과학도들이 깨닫고, 한국과학계의 자정능력을 인정받으며, 심기일전하여 이미 세계수준에 이른 줄기세포 연구를 지속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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