亡國之音(망국지음)
亡國之音(망국지음)
  • 편집국
  • 승인 2006.01.10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라를 망치는 음란하고 사치한 음악

망국지음(亡國之音)은 한비자(韓非子)의 십과편   <十過篇>과 예기(禮記)의 악기<樂記>에 나오는    고사이다.

중국 위나라 때의 일이다. 위나라 영공이 진나라로 가고 있었다. 그가 복수 근처에 이르렀을 때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그 음악소리는 매우 아름다웠다. 그 음색에 반한 영공은 악사에게 명하여 그 음을 적도록 했다. 다행히도 악사는 그 음을 거의 적을 수 있었다. 영공은 기쁜 마음으로 진나라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그 음악을 진평공에게 들려주었다. 진평공도 그 음악을 듣고 기쁜 나머지 당시 최고의 악사인 사광에게 들려주었다. 음악을 듣던 사광은 악사의 손을 잡고 음악을 중지시켰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옛날 사연이라는 악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은나라 주왕의 음악사로 있으면서 음란한 곡을 지어 바쳤습니다. 주왕은 그 곡을 밤낮으로 들었습니다. 결국 퇴폐해진 은나라는 망하고 사연은 악기를 안고 자살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죽은 악사 사연의 혼령이 지금까지도 이 곡을 연주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이 음악이 들리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음악(亡國之音)이라고 해서 귀를 막고 다닙니다. 이 음악은 나라를 퇴폐하게 만드는 음악입니다. 앞으로는 공께서도 이 음악을 절대로 들으시면 안 됩니다.” 이후 진평공은 이 음악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망국지음은 ‘나라를 망치는 음란하고 사치한 음악’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동의어로는 망국지성(亡國之聲)이 있고 유사어로는 정위지음(鄭衛之音)이 있다.

예기(禮記)의 악기편(樂記篇)에도 음악에 대한 기록이 있다.
“치세에는 그 음이 편안하고도 즐겁게 느껴진다. 정치가 화평하기 때문이다. 난세의 음은 원망과 분노에 차있다. 정치가 도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망국의 음은 슬프고 시름에 잠긴다. 백성들이 곤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옛 사람들은 음악소리를 듣고 민심을 파악하고, 정치를 하는데 반영했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가요를 채집하는 관리를 두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고려 공양왕 때에는 아악서를 두어 음악을 관장하고, 조선시대에는 장악서를 설치하여 음악을 관장하기도 했다. 그 만큼 한 나라의 음악은 국민들의 정서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한 번쯤 노랫말이나 음률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민심을 파악해 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 이재복(李在福)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문학박사
현, 한국홍보협의회 회장
현, 배재대학교 홍보과장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