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잘라낸 갑상선 환자 여전히 병실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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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최근 건양대병원에서 벌어진 의료사고와 관련, 1월 17일 병원장과 수술담당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환자측과 협상에 나서는 등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12월 29일 오전 위암 초기환자인 박모(63·여·충남 논산)씨와 갑상선 환자인 전모(61·여·조치원)씨의 환부를 잘못 알고 바꿔 시술했다. 이로 인해 박씨는 갑상선, 전씨는 멀쩡한 위 3분의1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병원측은 이들이 회복실에 있을 때 잘못 시술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날 오후 다시 제대로 된 수술을 실시해 전씨의 절제된 위 조각도 다시 원위치 되었다.
병원측은 이번 사고가 마취 후 수술실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차트가 뒤바뀌면서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위암 환자인 박씨는 퇴원해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갑상선 환자인 전씨는 여전히 병실에 머물고 있다. 특히 전씨의 경우 수술이 잘못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진실을 알게 돼 한 때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많은 취재진들이 접근하자 심적 부담을 느꼈는지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태. 실제로 지난 1월 17일 본지 기자가 가족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병실을 잠근 채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병실 문에 부착된 명패를 뗀지는 이미 오래전인 것 같았다.
취재진이 병원을 찾아갔던 날 오후 병원측은 ‘의료사고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태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고 다시는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빠른시일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병원측은 이날 ▲피해자들이 완쾌될 때까지 성실한 진료는 물론 후유증에 대해서도 책임지고 치료할 것과 ▲대책위를 가동해 적정선에서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 ▲병원장 등 관계자들이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 다만 사직서의 처리는 사태의 수습이 우선인 만큼 사태 수습 후 처리 될 것 ▲병원시스템을 재점검해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 등을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 “건양병원은 언제가 사고낼 줄 았았다” “예전에도 의료진 실수로 반대쪽을 수술했었다” “의료진들이 ‘내가 해 본 수술’이라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고 불안했다” 등 과거 건양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거나 수술받았던 환자 및 관계자들은 ‘이번 의료사고는 예고된 것’이었다며 병원측의 안이한 태도를 비난했다.
건양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인해 종합병원의 위상마저 떨어뜨리게 되어 송구하다”며 “최선을 다해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이같은 ‘황당한 의료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