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호(號)가 첫 목적지로 ‘불모지 대구’를 택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신임 당의장과 김근태, 김두관, 조배숙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인 19일 열린우리당의 최대 취약 지역인 대구에서 ‘대구 돌파’를 선언하며, 5.31 지방선거 승리를 각오하는 첫 발을 내디뎠다.
김혁규 최고위원은 이날 몸살로 참석하지 못했다.
대구는 여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전무한 지역으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일이 가장 큰 관건인 곳이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5.3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대구돌파 선언 기자회견’에서 “대구 시민들의 손으로 한국 정치의 낡은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려 달라”며 열린우리당의 지지를 강하게 호소했다.
정 의장은 이어 “우리당 후보가 무능하고 형편 없다면 외면해도 좋지만 인물이 인물답고, 정책이 대구의 이익에 부합하면 단지 우리당이기 때문에 외면하는 과거의 판단은 거두어 달라”고 대구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대구의 민심을 잡기 위한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의 분주한 움직임은 이날 계속 이어졌다.
‘대구 돌파’ 기자회견에 앞서 여당 지도부는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들이 묻혀 있는 대구 현대 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의장은 “인혁당 사건과 관련한 재심이 빨리 진행되도록 우리당이 노력해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이어 자신이 지난 76년 군 복무 중 재일교포학생간첩단 조작 사건에 연루돼 보안사에 체포되었던 일을 소개하며 “이 일로 간첩은 말들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근태 최고위원도 “아직 눈을 감지 못하고 있는 분들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며, “재심에서 억울한 영혼을 위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도부는 대구지하철 피해 3주기를 맞아 현장을 찾어 유가족들을 만나 이들의 건의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장은 “광주가 5월 광주항쟁의 아픔을 딛고 인권과 평화의 도시가 됐고, 제주가 4.3의 아픔을 딛고 평화의 섬이 되었듯 대구도 2.18 대구 지하철 참사의 아픔을 딛고 안전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지도부가 선출된 바로 다음 날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여 5.31 지방선거에 대한 본격 채비에 나섰다는 신호탄을 공식적으로 쏘아 올렸다.
CBS정치부 장윤미 기자 jym@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