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투과전자현미경 국산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개발 플랫폼도 구축했다.
투과전자현미경은 기초과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장비다. 나노미터 수준의 식별 능력으로 시료 내부구조를 영상화하고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미국 등 업체들이 전세계 투과전자현미경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고가 중·대형 모델만을 판매하고 있어 국내에선 높은 가격에 도입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KBSI 30kV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은 ‘텅스텐 필라멘트 전자원 모델’과 ‘전계방출형 전자원 모델’ 등 두가지다.
이 현미경들은 낮은 전압에서 나노미터 수준의 분해능으로 세포 등의 생체 바이오 시료 및 그래핀과 같은 연성 소재 분석에 효과적이다.
또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의 핵심 요소 장치인 5-자유도 시료 스테이지, 복수 시료 교환 장치, 고니오미터 및 전자빔 영상 검출기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 시작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속가능한 장비 개발 환경을 위한 ‘KBSI 투과전자현미경 개발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향후 KBSI 내·외부 연구자 또는 국산 연구장비 업체가 투과전자현미경의 핵심 구성품을 개발했을 때, 그 구성품에 대한 신뢰성 평가를 제공하여 후속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KBSI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해당 연구자가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투과전자현미경 전체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도, 개발품의 호환성, 기본 성능, 내구성 등의 성능 검증을 받아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KBSI 한철수 박사는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투과전자현미경의 주요 구성품과 프로그램을 설계 및 제작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며 “단발적인 장비 개발이 아닌, 투과전자현미경 장비개발-신뢰성평가-성능개선-인력양성-연구개발지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국내 기술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구팀은 이번에 구축한 ‘KBSI 투과전자현미경 개발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는 2025년까지 향상된 성능의 ‘KBSI 60kV 수차보정 투과전자현미경’ 및 핵심요소기술을 개발하여 국산 연구장비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계획이다.
신형식 원장은 “그동안 축적한 분석과학기술 노하우와 연구장비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 연구개발 사업에서 불과 5년 만에 국산화 성과를 도출해냈다”며 “국산 투과전자현미경의 성능 및 신뢰성 향상을 위한 후속연구를 통해 국산 연구장비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