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등 국제 공동프로젝트로 블랙홀 편광 관측 성공
천문연 등 국제 공동프로젝트로 블랙홀 편광 관측 성공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1.03.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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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65개 기관 300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M87 은하 중심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관측 영상을 공개했다.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편광(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해 나아가는 전자기파)을 관측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M87 은하가 중심부 핵에서 고에너지 제트를 어떻게 내뿜을 수 있는지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블랙홀은 주변에서 물질을 끌어들이는 한편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블랙홀로 유입된 물질의 일부는 방출되고 일부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블랙홀의 중력에 포획되기 직전에 빠져나가는 물질은 에너지를 양쪽 방향을 강력하게 뿜어내는 제트의 형태로 우주로 멀리 날아간다. 하지만 블랙홀 주변의 물질 유입과 방출 기작이 무엇인지 그리고 M87 같은 거대 타원은하의 중심에서 어떻게 은하 크기보다 더 큰 제트가 발생할 수 있는지는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다.

편광 관측은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 편광 관측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의 가장자리 빛의 고리가 강하게 자기화 돼 있음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편광 관측 영상을 분석한 결과, 블랙홀 주변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이 존재함을 알아냈다.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영역을 최초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제이슨 덱스터 교수(EHT 이론연구그룹 연구책임자)는 “이번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 주변부의 강력한 자기장이 어떻게 초대질량 블랙홀과 제트의 형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며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가장자리의 강한 자기장의 압력으로 블랙홀 중심의 강한 중력에너지를 이기고 밖으로 밀려 멀리 제트의 형태로 날아가고, 나머지 일부는 자기장에 끌려 사건의 지평선으로 나선운동하며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대만 타이페이 천체물리연구원 박종호 박사는 "EHT는 현재 새로운 관측소가 망원경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고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 성능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다”며 “우리는 향후 EHT 관측이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 구조를 더 정확하게 드러내고 블랙홀 주변 물질의 특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하와이 소재 제임스클라크맥스웰 망원경(JCMT)으로 M87 블랙홀 편광 관측 영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EHT 한국 연구팀을 이끄는 천문연 손봉원 박사는 “우리는 EHT 연구의 일환으로 천문연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활용해 M87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등의 추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며 “KVN 기술을 활용할 차세대 EHT는 블랙홀 관측과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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