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분담금 더 늘려라" 美
"주한미군 분담금 더 늘려라" 美
  • 편집국
  • 승인 2006.03.0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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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한미군 추가 감축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주둔비 분담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은 또 주한 유엔사령부를 다국적 기구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8일(한국시각) 연 청문회에선 한반도의 미래를 가늠케하는 민감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6· 25전쟁 참전국으로 구성된 기존 주한유엔사령부를 "다국적 기구로 확대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만이 실질적으로 활동해온 주한유엔사령부에 다른 참전국들의 역할을 늘려 유사시 완벽하게 작전을 통합한다는 것이다.

주한유엔사령관을 동시에 맡고 있는 벨 사령관은 "비무장지대를 가로지르는 2개의 수송로가 최근 개통됨에 따라 진정한 다국적 기구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벨 사령관은 또 "북한이 오키나와나 괌은 물론 알래스카의 미국 시설까지 날아올 수 있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는 6월 완공될 한국 해군 제3함대 기지에 핵추진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2년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위배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청문회에선 주한미군 추가 감축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에 대한 불만도 이슈가 됐다.

벨 사령관은 "2008년까지 주한미군 1만2천500명을 줄이기로 한 한미간 합의사항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군의 역할은 공군과 해군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벨 사령관과 나란히 청문회에 출석한 윌리엄 팰런 태평양군 사령관도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을 시사했다.

팰런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군사 작전에서 더 많은 책임을 맡으려 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이러한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게 되면 주한 미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한국도 전시 작전권을 갖고 지상 전투를 독립적으로 지휘하게 되며 미군은 지원 역할로 빠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주한미군 가운데 공군· 해군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은 추가로 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벨 사령관은 '뜨거운 감자'인 방위비 분담 문제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이 방위비를 얼마나 적절하게 분담하느냐는 미군 주둔을 얼마나 원하는지 판단하게 해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미군 주둔을 재검토하겠다는 경고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벨 사령관은 "2년 연속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주한미군이 중요한 전투태세에 관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이어 "균형잡힌 방위비 분담은 동맹의 근본 요소"임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북한은 경제 제재로 압박하고 지역 안보는 일본과 함께 가겠다는 미국. 전통적 한미 관계는 바야흐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CBS국제부 이재준 기자 zz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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