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판 레알 게리무어를 추억하다
대전판 레알 게리무어를 추억하다
  • 토마토 정봉희(사진 임명상)
  • 승인 2011.04.26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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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밴드들, 게리무어 추모 콘서트

지난해 첫 내한 공연을 했던 ‘게리 무어(Gary Moore)’가 지난 2월, 58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이후 전 세계적인 추모 물결 속에 대전 음악계에서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기억하기 위한 프로젝트 공연이 열렸다.

필자는 비록 기타리스트는 아니었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그의 음악을 듣고, 음악적 열정을 키웠던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대전판 게리 무어’를 만나러 나갔다.

3월 5일 저녁 7시, 대전 중구 은행동에 있는 라이브클럽 ‘인스카이II(RS Hall)’에 들어섰다. 항상 그렇지만 일단 공연장 특유의 중독성 강한 냄새와 기운은 필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아무래도 페브리즈에 흥분제를 섞어 뿌리는 게 아닐까 싶기도 ^^).

현재 활동 중인 <Newk>와 <진채밴드>를 중심으로 박국환, 송인재 등 10여 명의 뮤지션이 펼친 이번 공연에서는 게리 무어의 정규앨범은 물론 ‘Thin Lizzy’ 시절을 넘나들며 <Still Got The Blues> <Parisienne Walkways> <Black Rose> 등 주옥같은 블루스와 록 넘버 약 15곡이 연주되었다. 검증된 연주 실력을 보유한 이들의 연주와 노래를 한꺼번에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렇게 많은 게리 무어 곡을 공연장에서 들어본다는 기대와 설렘! 그리고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게리 무어를 보내야 한다는 아쉬움이 교차하면서도, 무대 배경이 된 커다란 공연포스터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게리 무어도 공연장에 모인 연주자와 관객 모두를 기특하게 생각하며 바라보는 듯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사실 게리 무어는 공연장에 모인 우리를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안다고 말한다. 왜 뮤지션들은 함께 모여 연습하기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공연을 했을까? 그리고 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은 공연장을 찾았을까? 그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길 바라는 맘이 아닐까 한다.

이런 맥락 속에 필자의 강요 같은 권유 하나 들어간다.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밝은 태양이 비출 거야’라고 노래하는 게리 무어의 <One Day>를 들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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