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회에 터진 '홈런왕' 이승엽의 투런홈런을 철벽 수비로 끝까지 지켜내며 달콤한 첫승을 거뒀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제 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본선리그 A조 첫상대 멕시코와의 8강 첫 경기에서 1회말 이승엽의 투런 홈런으로 멕시코를 2-1로 제압했다.
이승엽은 1회말 첫 공격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내 좌전안타로 1루에 나가있던 이종범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이승엽은 이로써 아시아예선 1라운드 중국, 일본전에 이어 세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아시아 홈런왕'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멕시코의 타선 역시 한국의 홈런포에 대응이라도 하듯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가르시아가 서재응으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1점을 따라 붙었다.
그러나 서재응은 후속타자를 삼자 범퇴로 막고 간단히 3회를 마무리 지었다.
추가 점수를 기록하지 못하던 한국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진영이 1,2루 사이를 빠지는 안타를 때려내며 추가 득점 기회를 맞는가 했다. 한국은 정성훈을 대타로 내며 기회를 엿봤지만 번트를 댄 정성훈이 병살을 기록하며 득점기회를 날렸다.
멕시코 역시 1점을 따라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했다.
9회 마무리로 나선 박찬호는 선두타자 칸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뒤이은 카스티야가 중견수 앞 안타를 때리며 멕시코의 마지막 불꽃을 살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듀라조는 내야땅볼로 물러났지만 1루에 있던 카스티야는 2루에 진루한 상황.
1승까지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남겨둔 가운데 박찬호는 헤르모니 힐에게 던진 두번째 공을 포수 조인성이 받지 못하며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박찬호는 투아웃 풀카운트 상황에서 침착하게 타자를 삼진으로 막으며 한국의 8강 첫승을 굳건히 지켜냈다.
이날의 승리는 벤치의 적절한 용병술의 승리였다. 선발투수로 나선 서재응은 5와 1/3이닝 동안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고 뒤이어 나선 구대성-정대현-봉중근-박찬호로 이어지는 막강 투수진은 멕시코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특히 선발로 나섰던 서재응은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총 61개의 공을 뿌리면서 단 2안타(솔로홈런 포함 1실점)만을 허용, 멕시코 타선을 압도했다.
한편 이날 4만5천여 관중들이 꽉 들어찬 에인절스타디움은 멕시코 관중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이승엽의 홈런 순간 손에 막대풍선과 태극기로 환호를 보내는 등 1만여명의 우리 교민들이 응원열기를 고조시켰다.
애너하임=CBS체육부 이전호/백길현 기자, 사진=오대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