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한밭대 통합?...“필요성에만 공감”
충남대-한밭대 통합?...“필요성에만 공감”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2.02.17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측 “의견수렴 준비과정...구체적인 것 없어”
학생들 “통합 시기상조” 반발 예상돼
충남대학교(왼쪽)와 한밭대학교 정문
충남대학교(왼쪽)와 한밭대학교 정문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대전지역 국립대학인 충남대학교(총장 이진숙)와 한밭대학교(총장 최병욱) 간 통합설이 불거진 것과 관련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도 포착돼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충남대와 한밭대 등에 따르면 각 대학은 대학간 논의에 앞서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준비하고 있지만 공론화나 정식 통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 위기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대학 발전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총장들 간 여러 대응책을 모색하던 중 나온 하나의 방향이며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이라는 것.

이에 대해 충남대 관계자는 “통합이라는 대전제에 대해서 공감 형성은 했고, 공과대학에서 공청회를 가지는 등 구성원들에게 배경이나 필요성을 설명하는 작업을 해 왔다”며 “통합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밭대 관계자도 “총장님들끼리 서로간 얘기가 오고가긴 했지만 공식화되거나 공론화된 것은 없다”며 “충남대와 유사하게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대 위기 대응과 경쟁력 강화라는 대학측의 의도와는 다르게 학생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실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의견 수렴부터 조직 구성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많아 통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양 대학 통합이 구설에 오르자 양측 총학생회가 즉각 사실 파악에 나섰다. 충남대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대학본부는 통합을 전제로 두고 있지 않으며 대학구성원들에게 홍보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며 “통합은 학교 발전을 위해 고려할 사안이나 진행 여부가 확실하지 않으며 충분한 논의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의 의견이 당연히 고려돼야 하며 학생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려는 준비과정에 있었다고 한다”며 “모든 구성원의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선 1년 이상의 논의가 필요하고 전공의 중복, 위치 선정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통합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기에 학생들의 우려와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한밭대 총학생회도 “대학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두 대학 총장이 여러 가지 대응책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나 기사에 기재된 구성원 나내, 내부 논의 등 통합에 대한 내용은 진행되지 않았다”며 “총장님께서는 차후 대학발전을 위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할 시 학생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학생 반응은 싸늘하다. 충남대 한 학생은 “기사를 접하고 나서야 통합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세종과 내포에 캠퍼스를 추진하는데 통합까지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통합이 추진될 때 두 학교가 얻을 이득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에 이진숙 총장과 최병욱 총장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은 대학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일로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합리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교수, 학생, 직원 등 대학 구성원 모두가 참여한 민주적 소통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지방대학은 위기에 처했다”며 “이에 많은 대학이 공유대학, 연합대학 등 새로운 형태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중이며 대학 간의 통합 또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여러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교수, 학생, 직원, 동문회 등 대표분들께 대학 발전을 위한 통합 논의 시작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공과대학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면서 “이런 형식의 소통은 통합 논의 시작 전에 간담회와 토론회 형식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대학 구성원 여러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이를 토대로 대학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학의 미래를 위한 구성원들의 지혜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가 아닌 미래, 개교 70년이 아닌 미래 100년 대학으로의 발전에 함께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지역의 한 언론이 충남대와 한밭대 간 통합 논의가 가시화됐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학생들이 혼란을 빚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