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어촌 공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다
[기고]농어촌 공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2.03.03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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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장 남윤선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2021. 1. 18. 국제 신용평가사 Moody’s(무디스)가 발표한 ESG 신용영향점수에서 우리나라는 독일, 스위스 등 11개국과 함께 최고등급인 1등급을 부여 받았다.

남윤선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장 /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남윤선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장 /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이번 평가로 한국은 세계 정상급 지속가능성을 가진 국가에 속하는 영광을 차지했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세부평가를 살펴보면 지배구조(G)에서는 1등급을 차지했지만 환경(E)과 사회(S)부분에서는 2등급을 차지했다.

* ESG :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

이런 ESG 경영의 다소 아쉬운 환경과 사회분야는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어촌이 핵심무대로 국재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리정부의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하지만 농어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농촌지역은 인구 과소화와 고령화를 심하게 겪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토지이용의 불균형,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국가성장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다.

2019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중 106곳(46%)이 소멸위험지역으로 구분되었다. 국토를 이루는 가장 기초 정주단위인 농어촌마을이 사라진다면 결국 농촌소멸로 이어질 것이 명백하다.

또한 한국은행이 분석한 2021년 고령자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1년 16.5%에서, ’25년에는 20.3%, ’36년에는 30.5%, ’60년에는 43.9%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인구가 특히 많은 농어촌은 소득감소, 활력저하, 정주여건 악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농어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역 인프라 확충, 인구 유입, 마을리더 발굴 등의 효과가 다소 있었지만 공간에 대한 이해부족, 개별사업간 연계성이 부족하여 정부가 추구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 요구되었다.

새로운 방안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정책적 협력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지역이 수립한 발전계획 및 방향에 맞게 사업비를 지원하는 정책 패러다임인 농촌협약 제도가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시장·군수는 지역현황에 부합하는 20년 단위의 농촌공간 전략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5년 단위의 생활권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여 공모에 참여하여야 한다.

농촌협약 대상 지자체로 선정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시장·군수는 협약을 체결하여 지역에 사업비를 투자하고 성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 이러한 체계를 통해서 정책 간 상충되거나 중복되는 투자를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농촌협약을 통해 과거 정부에서 개별사업을 선정하고 지자체에서 일률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지방이 자율성을 가지고 지역공간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덧붙여 현장에서 농촌협약에 따라 사업을 시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성과창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함하도록 제언 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주민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공간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지방 인구감소의 주요 요인은 자연적 감소보다는 사회적 감소(유출)에 있다.

따라서 출산율 증대 위주의 정책만으로는 지방소멸 문제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보육, 교육, 의료 및 건강 등 생활필수 인프라의 수혜 격차를 줄여 농어촌에 살더라도 적정 기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농어촌공간은 기존 지역주민의 생활터전이라는 좁은 인식에서 벗어나 도시민도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재택근무, 4도3촌, 타 지역에서 한달살기 등 트렌드 변화에 따라 외부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여 이주를 통한 정주인구를 확보하고 관광·도농교류를 통해 관계인구를 증가시켜야 한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인구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고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 관계인구 : 실제로 지역에 살지 않아도 특정지역에 관심과 호감을 갖고 꾸준히 관계를 맺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의미함

마지막으로 농촌협약과 일자리를 확충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연계해야 한다. 생활SOC 확충만으로는 지역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농공단지, 스마트팜 등을 유치하여 지역산업 기반을 향상시키고 재택근무 및 원격근무가 가능한 스마트인프라를 강화해야한다. 지역유휴자원을 리모델링하여 위성오피스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농촌협약 제도는 농어촌공간에서 추진될 사업이 사회여건 변화에 발맞추어 내실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농어촌이 지역주민과 도시민의 행복수요가 충족되는 공간으로 탈바꿈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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