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고건 전 총리가 23일 자신들의 정치적 지역 기반인 전북을 누비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정동영 의장은 전북 지역 최대 현안인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새만금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기지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새만금특별법'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건 전 총리는 전북대에서 행한 '희망 한국을 향한 창조적 실용주의 리더십'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설파하며 전북 지역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이날 새만금 간척사업 현장 방문 일정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의장이 새만금 현장을 방문하기 앞서, 고건 전 총리가 먼저 현장을 둘러본 데 대해 "예의에 어긋난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타당의 대표가 중요한 행사를 할 때는 서로 존중해 주고 피해주는 것이 예의고 관례"라며 "고 전 총리가 새만금 방문을 결정한 것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측의 비난에 대해 고건 전 총리측은 "이미 오래 전에 잡아 놓은 일정을 따랐을 뿐"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고 전 총리는 "전북대 특강은 벌써 두세 달 전에 결정된 것으로 총학생회와 많은 학생들과의 약속인데 그 날짜를 변경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고 전 총리는 고 전 총리대로 5ㆍ31 지방선거 전북지사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설'이 유력한 강현욱 현 지사를 만나 힘을 실어주면서 여당 지도부를 자극했다.
지방선거 연대가 무산되면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정 의장과 고 전 총리의 관계가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CBS정치부 이희진 기자 heejjy@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