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대흥독립만세는 어떤 모습?
4번째 대흥독립만세는 어떤 모습?
  • 월간토마토 김의경
  • 승인 2011.08.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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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부터 공연, 전시, 아트프리마켓, 기획공연 등 축제

8월 주에 대흥동 일원에서 네 번째 대흥동립만세가 열린다. 지금껏 그래왔듯 8월 21일부터 28일까지 여드레 동안 공연, 전시, 아트프리마켓, 기획공연, 자원봉사 등 축제를 이루던 각 분야가 원처럼 확장하고 뭉쳐 축제를 굴러가도록 할 예정이다.

대흥동립만세추진위원회는 6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각 분야 참여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축제진행을 논의하는 원탁회의가 이뤄졌고, 6월 29일 회의 땐 본 글쟁이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대흥동립만세마을기업사업단’에서 실무를 보는 서은덕 씨는 “회의를 4차에 걸쳐 진행했는데 평균 20명 이상 모인다.”라며 “대흥동에서 ‘판을 벌인다.’라는 개념에서 홍보와 공연팀 간에 느슨한 연대구조를 이뤘다.”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축제 시작 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홍보용 영상물 제작부터 개막식, 축제의 콘셉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 중엔 대흥동립만세가 갖는 축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새로운 참여자와 “이제 백화점식 축제는 지양하고 축제를 관통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기존 참여자의 제안도 있었다.

새로운 참여자에게 대흥동립만세가 갖는 의미와 정체성에 대해 문답형식으로 이어지던 회의는 몇 시간 째 부유하면서 계속 같은 자리에서 맴돌았으나, 기존에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행해지던 축제와는 달리, ‘자발적으로’ 자신의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만큼은 공통적인 뜻을 모았다.

꼭 같은 그림을 그려야만 하나?

이들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것은 참여하는 사람이 모두 축제에 대해 제각기 다른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축제임에도 여전히 내부에서조차 “종합선물세트 같다.”, “일회성 행사가 많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축제에 참여하는 모두가 반드시 같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일까? 뒤집어 생각하면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각자 자기 역량을 펼치는 형태는 결국 기성 축제와 다를 바 없다. 축제참여자가 주체적인가 수동적인가는 1차적 생산자가 축제에 임하는 태도이다. 게다가 ‘자발적 참여’는 대흥동립만세의 태생부터 논의되었던 기초방향(적은 인력과 예산이라는 한계점 탓도 있지만)이 아니던가.

이제 4회를 맞이하는 축제인 만큼 자발성을 뛰어 넘어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각각 독립적인 영역에서 본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활동하던 개인 혹은 단체가 어떻게 대흥동립만세라는 축제 안에서 자신의 색깔을 조율해나갈 것인가 역시 대흥동립만세에겐 풀어야 할 숙제다.

그 해답이 결코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정 자체가 축제, 대흥동립만세 시작!

개막까지 3주 정도 남은 지금, 회의결과 올해 축제의 소주제를 ‘전설의 동네축제’로 잡았다. 아직 세세한 프로그램 일정은 나온 것이 없으나, 산호여인숙(설탕수박 옆 골목 대흥동 게스트하우스)를 축제본부 삼아 카페, 갤러리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일상적 상업공간과 야외무대에서 다양해진 대흥동립만세가 벌어진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북카페 이데 앞에서 열리던 아트프리마켓이 ‘청춘들아’ 공연이 벌어지는 은행교로 옮겨갔고, 독립애니메이션협회와 함께하는 ‘2011 애니유랑단’, 작은 길거리 공연, 스탬프 북 등이 더해졌다.

대흥동립만세 실무자 서은덕 씨는 “그렇다고 해서 축제가 더 커지고 화려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은덕 씨는 또 “참가자들의 개성과 생각이 워낙 다양한 만큼 힘들기도 하다.”라며 “경험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여러 색깔이 섞인 ‘잔치’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축제’인 대흥동립만세. 모쪼록 회를 거듭할수록 우리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다른 축제와 같은 길을 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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