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는 공무원들... '벌벌'
[충청뉴스 김정식 기자] 태안군의회 A 의원이 술을 먹고 밤늦게 군청에 방문, 야근 중인 공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밤 9시경 A 의원은 태안군의회 회식을 한 후 의회 과장, 팀장을 대동해 태안군 청사를 찾아갔다.
술 냄새를 풍기며 사무실에 들어온 A 의원은 공직 감찰하듯이 업무 중인 공무원의 PC 화면을 쳐다보며 “왜 혼자 야근하고 있나?”라며 “불을 다 켜면 에너지 소비가 심한데 혈세 낭비 아니냐?” 등의 지적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약 30분간 10개 부서를 돌아다니며 야근하는 공무원들을 괴롭힌 것으로 나타났다. 술에 취한 A 의원을 알아보지 못한 신규 공무원과 일부 직원들은 악성 민원인으로 착각, 공포에 떨기도 했다.
이에 태안군 공무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공무원 B씨는 “누군가 술 냄새를 풍기며 밤늦은 시간에 갑자기 사무실을 방문하면 다들 놀라지 않겠나”라며 “타 기관인 군의회 소속 의원이 공직 감찰을 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 C씨는 “군민을 위해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상대로 술 취한 상태에서 이치와 권한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것”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시위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공무원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A 의원은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격려차 방문을 한 것”이라며, “(혈세 낭비 발언에 대해서는) 진짜 일하는 것인지 아닌지 떠보기 위해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태안군의회는 오는 8일 제288회 임시회 개회를 앞두고 A 의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군민의 비난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