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endence(독립)’의 준말인 ‘인디’. 주로 음악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로 상업화에 동조하지 않는 부류와 움직임을 뜻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한다. ‘인디053’이 걸어온 길도 ‘인디’라는 단어의 의미가 확장된 것과 비슷하다.
2010년 7월에는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대구 방천시장을 주제로 한 컴필레이션 음반 ‘시장이 시작이다’를 냈다. 작가 열일곱 명이 함께 참여해 방천시장 둑길에 김광석을 주제로 한 벽화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은 어떻게, 무엇을 먹고 살지 고민하지만, 대구 예술가들은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합니다. 그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신동우 기획팀장 이야기다. 음반을 내고 싶은데 유통 방법을 모르는 뮤지션이 먼저 연락해 오기도 한다.
실무자 두 명에 뮤지션까지 합하면 ‘인디053’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30명쯤 된다. 하지만, ‘인디053’ 소속인지 아닌지 가리는 기준이 모호하다. “어디 가서 자기들이 ‘우리는 인디053이다.’라고 하면 ‘인디053’인 거고. 아니면 아닌 거고, 그렇습니다. 뭐, 자유롭게 만나고 활동하고 그러는 거죠.”
최근에는,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인디컬처포럼을 진행했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나 활동가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날을 달리한 포럼은 인디음악, 힙합, 독립매체, 독립공간을 주제로 진행됐다.
9월 24일 ‘스페이스우리’에서 열린 포럼은 독립매체에 관한 것이었다. 발제자로 월간 토마토 이용원 실장과 독립 출판물 ‘오리북’ 오윤나 작가가 나섰고, 토론자로는 ‘대구문화’ 임언미 편집장, ‘도발대구’ 손호석 편집장이 참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구조가 아닌, 시각에 대한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기득권이 아닌 것에 관심을 두는 게 인디나 독립의 성격이란 것이다. ‘엄청나게 힘들지만 하고 있다.’라는 것, 그리고 일정 부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스페이스우리’에 모인 이들을 하나로 묶을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