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우정 쌓고 싶다면 GP로 오세요”
“외국인과 우정 쌓고 싶다면 GP로 오세요”
  • 월간토마토 김의경
  • 승인 2011.10.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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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영어동아리 GP(Global People)가 만든 카페

대략 난감이었다. 본래 갤러리 카페를 가려했는데 간판도 사라지고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우물쭈물하며 내려간 곳. 뭔가 웅성웅성하고 계단 벽면엔 사진이 잔뜩 붙어 있다. 흡사 ‘종교 집단’ 기운도 풍긴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말투에 외국어가 살짝 묻어나는 한 여학생이 “어떻게 오셨어요?”라며 다른 남학생을 소개해준다. 충남대학교 영어 동아리‘Global People’ 회장이자 카페 ‘GP House’ 대표 김진선 군이다.

충남대 지역토목환경학과 4학년인 김진선 군은 대전 내 외국인을 도와주는 비영리단체에 있다가 2009년 GP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단순히 외국인을 소개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외국인과 유기적이고도진솔한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게 목적이다.

“유학생은 그나마 낫지만 영어강사나 직장생활하는 원어민은 생각과달리 친구도 별로 없고 외로움을 많이 타더라고요. 집에 있는 시간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Global People에서는 월 3만 원 회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7시30분부터 시작하는 토킹클럽은 물론, 농구, 축구, 볼링, 탁구 등 스포츠 활동과 생일등 각종 기념일에 여는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 금요일엔 ‘패밀리 파티’라고 해서 각 나라 음식을 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 자리도 연다.

동아리는 일찍부터 시작해 고정적으로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지만,카페는 문 연 지 이제 일주일. 침수피해로 요란했던 지난여름 동아리 스태프는 물론,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물을 퍼 나르며 개업을 준비했다.

카페 한쪽 벽면을 채운 자작나무 그림 역시 오랫동안 활동해온 외국인 친구가 솜씨를 발휘했고, 주스, 커피 등 간단한 음료도 부담스럽지 않은 값에 판매하고 있었다. 자작나무 그림이 있는 벽면 선반엔 대전의 명소와 갖가지 행사를 소개하는 책자를 올려놨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친구 집 거실 같았던 마루. 외국인 친구들과 학생들이 하는 토킹클럽이 한창이다.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에도 공개돼 있다곤 하지만, GP회원이 아닌 이상 들어서긴 쉽진 않을 것 같다.

취업 준비로 골머리를 썩을 대학 4학년이 동아리와 카페 운영을 하는 것도 그다지 개의치 않는 눈치다. 원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그것부터 해야 하는 성미란다. 카페는 자정을 넘기기 일쑤고 이튿날에는 수업이 이어지므로 몸이 힘들지만, “재미있어서 피곤한 걸 망각해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GP에 오려는 분 중에 단순히 영어실력을 늘리고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볼까 하고 오는 분들이 꽤 있어요. 하지만 그런 단순한 호기심에 외국인 친구들은 상처 입거든요. 더 진솔하게 왕래하고 친구관계를 맺고 싶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각 학교마다 외국인은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그냥 방치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대학가마다 GP 같은 모임이 활발해지길 바란다면서 입소문을 부탁한 김진선 군. 외국인들과 우정을 나눠보고 싶은 사람은 용기를 내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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