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학 입학 사기'에 수억원 날려
'명문대학 입학 사기'에 수억원 날려
  • 편집국
  • 승인 2006.04.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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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 원장, 사회 지도층 학부모 상대

K군 어머니가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은 것은 지난 2천 4년 말.

아들이 다니던 입시학원 원장 김 모(33)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명문대 교수에게 부탁하고 또, 고등학교 성적부를 조작하면 쉽게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것.

K군 어머니는 아들의 반 석차가 하위권을 맴도는 등 대학 진학에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원장인 김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로비자금 등의 명목으로 김 원장에게 3억 9,300만원이 건네졌고 아들은 K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단, "대학에서 입시비리에 대한 자체감사가 진행중인만큼 등록금은 내가 대신 내주는 등 입학절차를 밟아놓을테니 일단 휴학을 하라"는 김 원장의 말에 K군은 지난해 초 K대학 입학식에 참석해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 뒤 3개월여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K군은 올 초 복학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K대학 학생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고, 학원 원장이 친하게 지낸다던 교수도 대학내에는 없었던 것이다.

1년여만에 사기를 당한 것을 알아챈 K군 어머니는 학원 원장 김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대전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 혁)는 10일 대전 모 학원 원장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원장인 김 씨는 K군 가족외에도 지난 2천 3년말 김 모씨에게 접근해 같은 수법으로 5,35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김 씨는 입학부정사기외에도 또 다른 학부모 2명에게는 '목 좋은 아파트를 분양해주겠다"며 로비자금 명목으로 1억 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수사결과 학원 원장 김 씨는 실제는 고등학교 출신이면서도 자신이 명문대와 한의대 재학중이라며 포장해 학부모를 안심시킨 뒤 이 같은 짓을 저질러 개인 빚을 갚거나 고급 승용차를 산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부 이정섭 검사는 "피해를 당한 학부모들은 병원장 부인과 자영업자 등 사회지도층들로, 자녀들의 진학문제가 걸려있다보니 부정한 방법인줄 알면서도 쉽게 거액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대전CBS 정세영 기자 lotra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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