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청장 경선 승리는 '전략의 힘'
가청장 경선 승리는 '전략의 힘'
  • 최성수 기자
  • 승인 2006.04.11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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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경쟁력 키워드로 반전 일궈낸 김호민씨

   
한나라당 서구청장 경선이 끝난 후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가기산후보의 승리의 숨은 주역 김호민(제트원 대표)씨였다. 이기든 지든 술한잔 하자는 선약을 지키기위해 캠프의 자축연도 마다하고 나온 그에게 우리는 '선거전략가'란 타이틀을 부여했다. 그 사연은 이렇다.

이기고도 진 전화여론조사

한나라당 서구청장 후보 선정을 위한  1차 전화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날 가청장 캠프는 2차 경선의 참여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10% 이상의 차이를 내지못해 '이기고도 진' 결과로 2차전을 준비해야 하는 가캠프는 심한 충격을 받아 침울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차라리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아름답게 물러나자"고 의견을 모았다. 당원 경선은 승산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원 경선은 3개월 이상된 책임당원 50%와 일반당원 50%로 구성되어 치뤄지는 만큼 한자합당에 의해 뒤늦게 합류한 가청장은 책임당원이 전무할수 밖에 없다. 일반당원 역시 불특정 다수에서 선발하는 만큼 기대치가 낮았다.

따라서 "뻔한 싸움 벌이느니 아름다운 양보가 낮지 않느냐"는 것이 중론이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결론을 냈다.

그러나 패키지로 치뤄지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가청장측 예비후보들은 달랐다. "경선에서 지더라도 깨끗하게 승복하여 물러나는 것도 아름답다"며 반론을 폈다.

전화 여론조사에서의 결과는 6% 정도의 우세지만 적극적 투표의사자의 경우 13%로 벌어지는 결과가 너무 아쉬운 탓에  '일단 가자'로 합의되었다.

문제는 공격용 무기가 부실했다. 나이가 많다,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특정지역과 업체를 우대한다 등의 네거티브한 상대방의 공격에 그동안의 치적으로 맞설수 밖에 없었다. 똑같이 네거티브로 맞서자니 가청장이 "절대 그럴수 없다"고 못박았다.

"가장 살기좋은 서구, 누가 해낼수 있습니까"에서 "5월31일, 함께 웃고 싶습니다"로

결국 구청장 재직시의 치적과 지역발전론을 내세워 무난한(?) 경선용 홍보 시안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그가 나섯다. 조언자의 역할에서 전략가로 팔을 걷어 붙였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상대에게는 논리로 맞서야 한다. 차선을 바꿔야 추월할수 있다고 설득하며 밀어 붙였다."

본선경쟁력을 키워드로 잡고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추이를 이미지로한 홍보 시안도 직접 레이아웃하여 다시 잡았다. 제출시한에 맞추기 위해 새벽까지 동부서주한것은 물론이다.

캐치프레이즈도 '본선경쟁력이 강한 - '으로 바꾼 가캠프는 자체 교육을 통해 논리적인 무장을 하고 대의원 설득논리로 활용했다. 가청장은 5일간 연가까지 내어 현장을 누볐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지금까지는 한나라당 지지도가 1등 전국지지도가 높다고 서구지지도가 높다고 믿는가. 지금 불과 1%차이다. 바로 한치앞을 내다 볼 수 없다. 한나라당 후보라도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자만심을 가질때가 아니다. 어느때보다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 그러면 어떤 사람을 대표선수로 내보내야하겠는가. 압도적인 구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내 보내는 것이 당연한거 아닌가. -

이는 그가 작성한 가후보의 경선 연설문중 일부다. 이런 논리로 대의원들을 설득하면서 먹히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공보가 나간 다음 날 모 유력후보 캠프에서 기획자가 누구냐며 찾아왔다. 좋은 전략이라며 격려해 주었다. 또 몇몇 선거 전문가들이 컨셉을 잘 잡았다며 해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오랜 세월을 한나라당을 위해 헌신한 상대, 행정 경험과 국제변호사라는 인물면에서도 뒤지지 않은 그 아닌가.

진인사대천명하는 마음으로 경선일을 맞았다. 중간에 관건선거 성명전이 있긴 했지만 비교적 모범적인 경선으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결과 또한 극적인 반전이었다.

"개인적으로 김영진 후보와도 잘 아는 사이인지라 미안한 마음이다. 젊고 유능한 그이기에 따른 쓰임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기회가 되면 그땐 그를 돕고 싶다."

선거전에서의 기획의 힘을 체감한 10일간의 전쟁을 마친 전략가 김호민씨. 그는 주유소를 운영하며 주유소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중이다. 한때 모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기도 했지만 이후 사업에만 전념, 동업계에선 잘 알려진 그다.

이번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부인 이정숙씨가 가청장과의 연결고리가 되어 선거에 관심을 가진 것이 반전드라마를 연출하게 된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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