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승객 의자를 뒤로 밀어주다가 성추행 혐의로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몇 택시기사들이 연쇄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면서 쏟아지는 성범죄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 때문에 택시 기사들의 한 숨이 깊어가고 있다.
대구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김동대씨는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우리 택시기사들을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보고 의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여성들이 기사 얼굴 인상 먼저 살피는 경우가 많은데, 내 얼굴이 좀 검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하는 경우가 한 두 명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김동대씨는 “여 승객이 택시를 세우 태우러 앞에 가면 여성 승객이 먼저 기사 얼굴부터 쳐다보고 망설인다”며 “간혹 옷을 편안하게 입으면 여자분들은 좀처럼 타지 않아 늘 정복을 아래 위로 갖춰 입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 얼굴이 검다고 속이 검은 건 아닌데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와했다.
그러면서도 “여성을 택시에 태워 보내는 다른 동료들이 택시 번호판을 카메라폰으로 찍어놓는 일은 요즘 기본”이라며 “이렇게 번번히 의심 받고 경계 당할 때, 기분이 많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승객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요즘 택시 기사들이 술 취한 여성 승객을 피하는 건 사실”이라며 “나만큼 나이든 할매까지도 술 취해 뒷 자리에 잠든 걸 흔들어 깨우면 성추행을 한 것 아니냐고 따지고 든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와함께 김씨는 “최근에 한 기사 동료가 옆 자리에서 여성이 잠이 들자 의자 밑의 장치를 이용해 자리를 뒤로 밀어주다가 딸 같은 여자한테 바로 뒤통수를 맞고 경찰서로 끌려갔다”며 “경찰서에서는 주로 여성의 말을 믿어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특히 “술 취한 여성은 잠이 들면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을 만큼 인사불성인 경우가 많아, 이럴 경우 대체 어디를 건드려 깨워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동대씨는 “택시 기사 생활을 오래 했지만, 요즘처럼 죽을 맛인 때가 없었다”며 “극소수 나쁜 택시기사들이 만든 상호불신풍조 때문에, 안 그래도 손님 없는 요즘, 더 마음이 갑갑해 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이진성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