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열리는 데다 한나라당에서 김덕룡, 박성범 두 중진의원이 연루된 공천비리가 발생한 가운데 열려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앞두고 열려 여야 공방 치열할 듯
열린우리당은 총리 인사청문회 자리를 한 총리 내정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 총리 내정자가수 십년간 민주화 운동을 해 왔고 여성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 등을 역임한 만큼어렵지 않게 청문회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사상검증을 명목으로 한 총리 내정자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 한나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을 결집하고 최근 공천비리로 흐트러진 당 내부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한 총리 내정자의 민주화 운동 경력을 '친북' 활동과 연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판단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신청한 증인 5명 가운데 대부분이 북한 관련 인사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와 박종화 목사, 김수암 통일 연구원 교수 등 5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반면,한나라당은 일본인 납북자 구메미의 남편으로 알려진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씨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감독 정선산씨, 탈북자, 납북자 모임 대표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與, "10년전 방송 또 봐야하나?" 야당 색깔론 경계
이와 관련해 김한길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신청한 증인을 보거나 한나라당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종합해 보면 사상검증에 또 치우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10년전, 20년전 방송을 보는 것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총리 인사청문회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이에반해 한나라당의 입장은 단호하다. 실세 총리엿던 이해찬 전 총리의 후임인 만큼 한 총리 내정자가 총리로서 갖게 될 권한과 책임은 막중할 것이고 거기에 걸맞에 총리로서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은 물론사상문제도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나라당 인사청문위원들은 총리 내정자의 과거 경력과 대북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집중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 총리 지명자가 지난 68년에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점이나 79년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 재판 결과 한 총리 지명자가 북한 방송을 청취했다는 판결 등을 거론하며 파상적인 사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남편인 박성준 교수가 통혁당 사건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 받은 점과 군복무중인 아들 한결군의 보직 문제 등 가족 문제도 한 총리 내정자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움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 내정자 "국민이 원하는 것 성실히 답변할 터"
한나라당의 거센 공격이 예상되지만 한명숙 총리 내정자측의 대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한 총리 내정자의 핵심 측근은"국민들이 총리 후보자에 대해 듣고 싶어하고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 우선적으로 설명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야당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성실하고 충실히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 내정자는 특히 "국민들은 최초의 여성총리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국정수행 능력이나 행정능력에 의구심도 있을 것"이라며 "성(性)적인 측면에서 여성총리가 갖는 장점이 아니라 국정과제 등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여성총리의 장점을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