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죽나무 헤치고 하나된 청원인
산죽나무 헤치고 하나된 청원인
  • 편집국
  • 승인 2005.09.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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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상고 총동창회 청원산악회 등반기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몇 분의 선배 전화를 받았다. “아주 조금 온답니다. 예정대로 산행을 합니다.”했지만 내심 걱정이 앞선다.

아침 5시에 잠에서 깼다. 창문을 열어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어 본다. 7시20분 집을 나서는데 초조하다.

한 방울씩 빗방울이 보이기 시작하니 말이다. 8시에 남문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동문들이 나와 서로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마음이 바빠진다. 항상 그렇듯 오늘도 무사히 다녀와야 할텐데….

오늘은 비까지 내리니 더욱 걱정이다. 8시30분 출발해 체육관 앞에서 승차를 하고 나니 160명. 마음만은 흡족하다.

금산랜드 휴게소에서 약 15분 정차하고 금산을 지나 남이로 해서 운장산으로 향한다. 굽이굽이 지방도를 따라 진안면 소재지 지금부터 진안의 명소인 운일암 반일암으로 접어든다.

소산 산행문화 연구소장인 김홍주 은사께서 산행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간간이 주변산과 특산품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 몇 번이나 다녀간 산이지만 ‘운일암 반일암’은 천하절경이다.

하루에 반나절만 햇빛이 들어오고 반나절은 그늘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지난 3월, 고로쇠 약수 축제가 열린 삼거리 광장을 지나 피암목재 휴게소에 도착했다. 청원인을 태운 버스 4대에서 인원이 내리기 시작했다. 비옷을 입어야겠다.

간단히 산행시 주의사항과 산행일정에 대하여 전달하고 선두에서 리드했다. 처음부터 오름이다.

비가 와서 산행길도 엉망이다. 헉헉대며 20분 정도 오르니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려온다.

“산악대장!” 우송고 교장이신 15기  정신조 선배다. “왜유∼.” 천천히 가자고 그리고 쉬어서 가자고. 붙들리면 되게 혼날 것 같다. “예, 쉬면서 천천히 산행하세요”하고 선두지휘 한다.

이제 비가 진눈깨비로 변한다. 활목재에 도착했다.

잠시 쉬고 있는데 계룡건설 회장인 이원보 선배께서 도착해 그 높은 곳에 있는 묘를 가리키며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진가 하고 말씀하신다.

아직도 자기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 내심 한번 더 되새겨 본다.

이제 서봉까지는 산죽나무와 한판 싸움이다.

등산길 양 옆이 산죽 나무 터널이다. 진눈깨비가 눈꽃을 만든다. 청원 산악회 대 부대가 고요한 숲속의 정적을 깨트린다. 산죽도 멋있고 눈꽃은 더욱 멋있다.

나뭇가지에 수정같이 달린 서리 꽃 스치는 산죽나무 아름다움의 극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활목재에서 서봉까지 가장 가파른 길이다.

5분 산행 1분 휴식. 가뿐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쉴 때마다 펼쳐지는 설경은 우리들 마음을 풍족케 한다. 서봉에 올라서니 웅장한 오성대가 우리를 반긴다.

조망은 볼 수 없지만 웅장한 자연의 모습 앞에서 환희와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서봉 1123m, 청원인 160명은 오성대를 장악했다.

등정식이 거행됐다. 국민의례에 회장, 만세삼창 박충회 고문, 야호삼창에 이어 김홍주 은사께서는 동서남북 산을 가리키며 설명에 여념이 없다.

멀리 지리산, 모악산, 오서산, 계룡산, 대둔산 동서남북으로 설명을 하신다.

마지막으로 우리 청원인들은 운장산 정기를 듬뿍 받고, 혼을 모아 교가 제창을 했다. 왜 이리 눈시울이 뜨거운지, 청원인이라는 것에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이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이성재 회장, 홍성호(신광철광), 전재상(수자원공사), 김창식(청아외식), 신성환(청주해장국), 김찬술(한일수산스시), 김진배(진성통운) 동문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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