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 형식 최고 석공의 치석기술 주장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천안 천흥사지’의 삼금당지 가구식기단이 개성 고려 궁성의 주요 건물 기단 형식과 구조가 동일하고, 당대 최고 수준의 석공 장인의 기술력이 조영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원창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은 20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천안 천흥사지 발굴성과 학술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천안시가 주최하고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학술 세미나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에 걸친 천흥사지 발굴조사의 성과를 종합하고 그 의미를 검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조 원장에 따르면 천흥사지는 지복석-지대석-하단 면석-상단 면석-갑석 등으로 이뤄진 기단 형식으로,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건축 기단에서는 없는 형식을 띠며 구조적 측면에서 고려 궁성과 친연성을 엿볼 수 있다.
조 원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천흥사 중심 사역의 가람배치와 삼금당의 기단 축조술을 고려 궁성과 여러 사지(寺地)를 비교 검토하며 특징과 의미 등을 추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흥사지에 참여한 석공들이 신라 왕릉의 호석(가구식 기단)에 참여한 최고의 치석 기술을 보유한 장인이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천안시는 이번 세미나를 바탕으로 고려 초 최대급 규모의 왕실 사찰인 천흥사지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나아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에 필요한 자료를 확충할 계획이다.
천흥사지는 고려시대 창건돼 조선시대 폐사된 천안지역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현재는 주변에 오층석탑(보물)과 당간지주(보물)가 남아 있어 대략적인 사역 규모만 추정할 뿐 전반적인 기초자료가 부족한 상태다.
시는 현재까지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 천흥사지의 사역 범위 일부를 확인했으며, 조사가 추정 사역 범위의 5분의 1도 진행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고려 초 사찰 건물지 유적 중 최대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그동안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천흥사지가 고려 초기 최대규모 왕실 사찰임을 확인했다”며 “천흥사지가 천안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발굴조사와 학술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