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 운영으로 후배사랑 실천
장학재단 운영으로 후배사랑 실천
  • 조강숙 기자
  • 승인 2005.09.03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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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발전에 힘쓰는 충남고등학교 동창회

   
▲ 충남고등학교
‘그때 그 친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를 궁금해 하는 건 동서고금이 마찬가지. 미국같이 영토가 광대한 나라에서는 각 주에 흩어져 있는 동창을 불러 모으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어서 5년이나 10년에 한 번쯤 열린다는 동창회. 그러나 우리나라는 동창회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대전지역의 동창회는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충남고등학교 동창회를 찾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전에 처음 설립된 공립 고등학교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학교입니다.”

유병우 충남고등학교 총동창회장(씨엔유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둔산 신시가지 조성 이후 둔산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명실공히 명문고로 자리매김한 충남고등학교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충남고등학교는 1962년 대전사범과 서대전여고를 통합하면서 남녀공학으로 중구 목동에서 개교했다. 총동창회는 1964년 두번째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출범한다.

1969년도에 충남고와 충남여고로 분리되면서 교사가 도마동으로 이전했고, 둔산 신시가지가 조성되는 1994년 현재 위치인 서구 둔산동으로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중·고·대학까지 우리나라의 동창회는 숫자가 많은 만큼 그 구성원도 성격도 다양하지만 충남고 동창회의 후배사랑은 각별하다. 후배사랑 실천의 가장 큰 성과는 장학재단 설립. 장학사업의 시작은 동창회의 역사와 함께 한다. 동창회 회칙 제1의 항목에 ‘모교의 발전을 위한다’고 명시되어 있을 만큼 동창회 일과 장학사업은 불가분의 관계. 모교는 동창회 활동의 모태이며 구심적 역할을 해주고 있다. 동창회가 모교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재단법인 장학재단이 있는 고교동창회는 흔치 않다.

1997년 4월 제 12대 석희대(4회, 11·12대)회장이 제1회 충고인의 날 행사에서 ‘충남고등학교 장학재단’을 설립할 것을 선포했다. 그 해 1997년 5월 제 13대 동창회장으로 취임한 김규봉(6회) 회장이 장학법인 설립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 그동안 법인설립의 걸림돌이 되어왔던 각 기별 졸업기념사업 장학기금을 통합하고 1999년 5월 15일 ‘역사적’인 충남고 장학법인을 탄생시켰다. 장학사업은 1964년 동창회가 출범한 이후 개인적으로나 뜻있는 동문들에 의해 지속되어 왔었고 1976년 제4대 동창회(회장 육길성)부터는 동창회의 공식적인 사업으로 채택되어 제9대 동창회(회장 장병식)에서 구체화되어 결국은 재단 설립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장학재단 기금은 전 동문회원들이 출연한 순수성금이다. 설립 자본금 2억원의 대부분이 졸업 20주년이나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각 기별 동창회원들이 모은 것이기 때문. 졸업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 2∼8회 동창회, 졸업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10∼18회 동창회 등 16개 기수의 동창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아 성금으로 조성했다. 특히 1989년 당시 400만원이라는 장학기금을 쾌척하여 법인설립의 촉진제가 되어주었던 박희재(13회)동문과 개인적으로 기금을 출연해준 석희대(4회), 윤은기(8회), 안병권(10회), 김상범, 엄성태(14회)동문 등 전 동문들이 힘을 모았다. 그리하여 현재 장학재단 재산은 4억을 넘었다.
장학재단에서는 해마다 모교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전하고 있으며, 2004년 10월 26일에도 학년별 10명씩의 성적우수자와 체육부(수영·육상) 공로자 총 32명에게 일인당 375,600원의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충남고 동창회는 총동창회 정기모임으로 총회, 체육대회, 한마음 대행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모교 운동장에서의 체육대회와 등반대회인 한마음 대행진은 해마다 번갈아 가면서 열리는데 300∼400명의 회원 및 가족이 참석한다.

기수별로 졸업 10, 20, 30, 40주년 기념행사가 있고, 기수별 지부별 또는 근무지에서 따로 결성된 모임에서도 정기적인 행사를 갖고 있다. 작년 11월 27일에는 12회 졸업생들이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는데 모교에 장학기금 2천만원과 체육기금 5백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작년 8월에는 후배들의 학력증진을 위해 수고하는 3학년 담당교사들을 위해 8백만원의 학력증진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해마다 졸업하는 후배들에게는 인감도장도 기증하고 있다.
 충남고 출신 고려대학교 동문 모임인 청호회(회장 김홍열, 5회)와 연세대 동문모임인 충연회(회장 권혁기, 10회)는 모교 교정에서 고연 동문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진학 오리엔테이션도 하며, 대전시청에 근무하는 동문들의 모임인 청운령회도 있다.
충남고 출신 중 일반인에 가장 알려진 동문으로는 영화배우 겸 탤런트 권상우(33회)가 있다. 영화감독 이재용(22회), 코미디언 출신으로 연예계에 종사하는 이하원(13회), 재테크 강의로 유명한 언론인 윤은기(8회)도 동문이다.

재계에서는 윤종웅 (주)하이트 맥주 대표(6회)가 대표적이고 정계에서는 김칠환 전 국회의원과 이상민 의원, 임영호 전 동구청장, 민종기 당진군수, 황진산 대전시의회 의장이 있다.
그 밖에도 교육계, 언론계 등 각계 각층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창회 홈페이지(www.chunggo.net)를 통해 동문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동창회 기념사업

쪾이동훈 미술상 : 충남고 교사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하고 돌아가실 때 국립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한 고 이동훈 화백은 우리 고장은 물론 한국 미술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서양화가이다. 2003년 탄생 100주년 기념전과 함께 대전 MBC 주관으로 이동훈 미술상을 제정하였으며 작년에도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에서 20주기 추모전을 개최하였다.

쪾설송상 : 장학법인 육길성(2회) 이사장의 제창으로 이루어진 설송상은 천안지부 백석현 동문(21회)에 대한 1호 시상을 시작으로 해마다 총동창회 발전에 기여한 동문에게 수여하고 있다. 모교 교목인 소나무에서 이름을 딴 설송상은 지난 4월 24일 3회 졸업 40주년 기념식에서 8호 수상자로 원종인, 김능균(3회)동문에게 수여했다.

 <청운령>이라는 제호의 동창회 소식지를 발간하고 있다.

교정 곳곳에 선배들 사랑가득
충남고등학교 교정에 들어서면 교사 앞에 10m 높이로 우뚝 솟은 탑이 있다. 바로 청운탑이다. 총동창회에서 기증한 것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수상작가인 최영근(5회) 한남대 교수가 디자인하고 시공은 대우기업(대표 전장열, 5회)에서 맡았다. 건립기의 글(김현종, 13회)과 글씨 (박홍준, 대전미협회장, 13회)까지 동문의 손길이 모아진 이 탑은 모교의 상징물이 되었다.

Interview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동문회 돼야”

유병우 회장(충남고등학교 16대 동창회)

동문수 2만 5천여 명의 충남고등학교 동창회. 그 16대 동창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이 유병우 회장(8회·씨엔유건축사사무 소장)이다.

충남고 동문들의 애교심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 어느 학교보다 모교에 대한 사랑이 가장 헌신적이고 선후배간의 애정이 가장 돈독한 동창회라고  생각합니다. 동문들 모두 모교가 중부권에서는 가장 으뜸가는 고등학교로 성장하였다는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지요.

총동창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 장학재단은 이미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고, 모교에 단체종목 운동부를 신설하는데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동문들의 결속을 다지는 데는 최고거든요. 또한 동창회관 건립을 위한 기금도 모으고 있습니다.

동창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우리나라의 동창회가 모교의 발전과 동문들간의 결속을 다지고 상부상조하는 단계에서 한단계 뛰어넘어 지역사회에 깊이 파고들어 지역사회의 흐름에 앞장서는 모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도움을 주고, 각 분야에 종사하는 동문들이 자기의 능력과 시간을 투자해 지역사회에 봉사함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한 몫 해야겠지요.

그 밖에 교훈탑과 시계탑, 교표, 강당 의자, 에어콘, 향나무 등 학교 곳곳에 선배들의 모교사랑이 묻어난다. 김치중 동문(4회)의 작품 ‘소와 아이들’ 또한 후배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다.

/ 조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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