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어린이날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날을 앞둔 아이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어린이날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하는 등 부모와 함께 보내기로 한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다.
강남의 한 백화점 아동 코너.
어린이들과 함께 선물을 고르는 부모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수십만원까지 하는 아동복에서부터 인형, 게임기 등 비싼 수입 완구가 널려 있다.
한끼에 몇만원씩 하는 특급호텔 뷔페 식당도 마찬가지다.
강남의 한 호텔은 어린이날 하루동안 뷔페 식사 600여석의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하지만 이런 어린이들도 있다.
서울 남현동 상록보육원에 함께 살고 있는 한근이와 태희, 소이는 어린이날을 앞두고서야 몇몇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부모가 있는데도 이들 삼남매가 처음 보육원을 찾은 것은 5년 전.
엄마는 정신질환을 앓아 아이들을 돌볼 수 없었고 오랫동안 실직 상태에 있던 아빠도 매일 술에 절어 살았다.
아빠는 3살, 4살, 5살의 자식들을 리어카에 싣고 다니며 구걸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 나갔다. 상록원 부청하 원장은 "리어카에 끌고 다니고, 온몸에 동상 걸렸었다"고 말했다.
엄마는 2년 전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 소식이 끊겼고, 아빠 또한 8개월째 소식이 없다.
같은 하늘 아래지만 어린이날이라고 다 같은 어린이날은 아닌가보다.
CBS사회부 곽인숙 기자/심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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