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닥복닥 작은 연구소에서 펼치는 따듯한 실험
복닥복닥 작은 연구소에서 펼치는 따듯한 실험
  • 글·사진 이수연
  • 승인 2012.09.07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핫도그연구소 청년사장들

인스턴트 음식의 대명사인 ‘핫도그’로 따듯한 관계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열정부엉’ 박부영 씨와 ‘하늘을 건너간 물고기’ 김종병 씨다. 1999년도에 함께 대학에 입학한 두 사람은 햇수로 12년 지기다. 졸업 후 부영 씨는 대전에서, 종병 씨는 서울에서 회사에 다녔다. 대전이 직장이었던 부영 씨가 이리저리 발품을 팔며 공간을 알아봤고, 실내장식부터 소품까지 함께 고르고 꾸몄다.

▶핫도그 연구소, 공간에 대한 고민부터

▲ 캡틴 김종병씨
처음부터 핫도그가 주(主)는 아니었다. 핫도그 가게를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나를 알아봐 주는 공간, 쉼이 있는 공간을 꿈꾸다 핫도그를 만났다. 똑같은 친절을 베푸는 즉석음식점에서는 기계적인 느낌, 계산하고 교육받은 친절이 느껴져 차가웠다. 원하는 공간은 그런 공간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설프지만 직접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칠했다. 물론 둘의 힘으로만 된 것은 아니었다. 여러 사람 도움으로 공간을 완성했다.

공간을 구하고 만들기 전, 소시지를 먹다가 핫도그를 생각했다. 즉석식처럼 차갑게 느껴지는 음식이지만, 건강하고 따듯한 메뉴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맛을 보면서 계속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겠다.”라는 것을 고민하고 생각한다.

▲ 대표 박부영씨
매뉴얼이 있던 것이 아니었다. 직접 메뉴를 개발하고, 사례를 찾아보며 ‘핫도그 연구소’만의 방법을 찾았다. 앞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를 대비해 개발한 메뉴의 순서를 정리해 설명서로 만들었다. 공간을 만들기 전부터 항상 생각했던 ‘나눔’을 실천하는 2호점, 3호점을 퍼뜨리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핫도그 연구소는 말 그대로 ‘실험 터’예요. 작더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체인점을 내고, 함께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야 하겠죠.”

▶공간을 찾는 사람에 대한 고민도 함께

두 사람도 가치관이나 생각이 맞아서 이곳을 함께 만들었다. 가치관과 나눔을 함께하려면 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주인장 둘 뿐 아니라 가게를 찾는 손님과도 함께 만들어간다.

핫도그 연구소가 꿈꾸는 따듯한 공간과 나눔을 대표하는 모임인 ‘티파티’를 2011년 12월부터, 호외 편인 ‘와인파티’와 ‘맥주파티’까지 총 아홉 번 가졌다. 매달 주제를 정하면 주제에 맞는 음식을 싸온다. 다 함께 먹을 만큼의 음식을 싸서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부영 씨와 종병 씨는 주제에 맞는 티 혹은 와인, 맥주를 준비했다.

“핫도그 연구소 옆에 티 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커피처럼 차도 쉽게 즐길 수 있는데,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였어요. 원래 차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매달 날짜를 정하고 참가 가능한 인원을 제한한다.

규칙도 많다. 온다는 약속을 하고 오지 않으면 다음 두 달 모임은 참가자격을 박탈한다. 지각 시 벌금은 오천 원이다. 이는 파티를 기획하고, 모임에 나오는 사람에 대한 예의다. 인원제한 때문에 선착순 참가인데, 사전 예고 없이 결석해버리면 다른 사람이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연구소, 연구의 끝은 어디에?

하고 싶은 것도, 꿈꾸는 것도 많다. 글 쓰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어 은퇴 후에는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겠다는 김종병 씨, 한강을 수영으로 걷기, 둘래산 걷기, 사막여행, 연습과 훈련을 통한 마음연구에 대한 강의 등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박부영 씨. 연구소라는 이름이 딱 어울린다.

“그 많은 것들 다하려면 어느 정도 더 연구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끝이 없죠.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해요.”라고 입을 모아 대답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은 연구소의 핫도그 제조실이다. 건강한 핫도그,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핫도그를 만들고자 오늘도 제조실에서 두 사람이 복닥거린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