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을 유발하는 DNA 돌연변이의 첫 규명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이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서울대 의과대학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인간 및 생쥐의 정상 세포에서 만들어내는 DNA 돌연변이의 특성을 명확히 규명해 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 연구 분야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세포에 돌연변이를 유도한 후 방사선이 만들어낸 돌연변이를 유전체 서열분석 기술을 통해 규명하는 방식으로 방사선이 유발하는 DNA 돌연변이의 양과 패턴을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의 다양한 장기에서 얻은 세포를 다양한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했고, 각각의 세포마다 유도된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검출하기 위해 세포 하나하나를 오가노이드 세포 배양 기술을 응용해 증폭했다.
그 결과 총 200개의 세포 유전체 서열로부터 방사선 피폭 양에 비례해 증가하는 특정 패턴의 돌연변이들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선 1Gy(그레이)의 방사선량은 매 세포마다 약 14개 내외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연간 평균 자연방사선 양(3.08mSV(시버트))을 감안하면 1Gy는 약 320년의 자연방사선 노출에 해당하는 셈이다.
방사선이 만들어내는 변이의 패턴은 다른 원인에 의한 돌연변이와는 달랐는데, 주로 짧은 염기 결손(short base deletion)과 소수의 염색체의 역위(inversion), 전위 (translocation), 및 다양한 복잡 구조변이(complex genomic rearrangements)들로 구성돼 있었다. 방사선은 서로 다른 세포 종류에도 모두 비슷한 정도의 돌연변이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규명했다"며 "방사선이 우리 세포의 DNA를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첫 규명"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