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위내시경, 왜 필요한가?
[의학칼럼] 위내시경, 왜 필요한가?
  • 조홍기 기자
  • 승인 2024.03.05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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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내과 이단 원장(내과 전문의)

2021년 국립암센터 암 등록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갑상선암이며 이어서 대장암, 폐암, 위암 순이다. 즉, 한국인에게 있어 위암은 4번째로 발생률이 높은 암종이다. 위암의 경우 생존율이 20년 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고무적인 일로 평가되지만,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 생존율이 5%밖에 되지 않아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하여 위암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데, 이는 건강검진을 통해 2년 주기로 위내시경을 진행하여 조기 진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단 원장
이단 원장

위암 생존율이 다른 국가 대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인구당 위암 유병률은 세계 1위로 캐나다에 비해 약 10배, OECD 평균에 비해 약 2배 높다. 즉, 우리나라는 소 잃고 외양간은 잘 고치지만, 유전적·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소를 많이 잃어버리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은 크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 식습관 및 기타 생활 습관, 가족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한 헬리코박터균은 위점막과 점액 사이 기생하는 세균감염으로, 위암 발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 성인의 절반가량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는데, 일부 사람의 경우 이 균이 유해하게 작용하여 위 보호 점액을 줄이고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으로 인해 약해진 위벽에는 결과적으로 위염, 위 십이지장 궤양 등이 쉽게 발생한다. 염증과 궤양의 발생 여부가 반드시 위암 발병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체 위암의 90%가 이 균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무조건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 위 십이지장 궤양, 조기 위암, 위 십이지장 말트림프종의 경우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그 외에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 및 화생성 위염, 기능성 소화불량의 경우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제균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부작용으로 설사, 구역, 구토 등의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대부분 특징적인 증상이 없으므로 피검사, 호흡검사, 위내시경 등을 실시하여 확인할 수 있다. 위내시경은 위 병변 여부를 즉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병변 발견 시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기 위암을 발견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위를 평가하기 위해 위조영술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이상 병변 발견 시 반드시 위내시경을 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으므로 처음부터 위내시경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므로, 만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2년에 한 번은 꼭 검진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의 경우 1년마다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며 김치나 젓갈과 같은 염장 음식,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도 줄이고, 과도한 음주, 흡연, 필수영양소 결핍 등에 주의하는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주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 건강을 지키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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