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용 칼럼〕 부족함과 겸허한 자세
〔문민용 칼럼〕 부족함과 겸허한 자세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4.10.21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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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명하면서도 어리석음으로, 공을 세우고도 겸양으로, 용맹하면서도 조심으로, 부유하면서도 겸손으로 처신해야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여라. "지혜가 그들에게서 나올 것이다"란 격언이 탈무드에 있습니다. 가난하기에 빈곤하기에 그대의 영혼은 유리알처럼 처절히 깨어나서 시베리아 같은 벌판에서 홀로 우뚝 설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문민용 기쁜소식 음성교회 목사
문민용 기쁜소식 목사

전 세계 부의 중심축인 유대인은 부족함을 최고의 선물로 삼아 오늘의 성공을 일구어냈습니다. 부족함을 핑계로 그대는 실패담을 이야기할 것인지 부족함 덕택으로 그대는 성공담을 이야기할 것인지는 바로 그대에게 달렸습니다.

세계에서 물 관련 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유는 물이 가장 부족한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연간 강우량은 200에서 500밀리미터 정도이다. 1967년 벌어진 6일 전쟁도 물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시리아가 이스라엘 최대 수자원인 갈릴리 호수로 들어가는 물길을 차단하는 댐을 골란고원에 건설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침공해 골란고원을 빼앗은 것입니다. 유일하게 사막화 진행을 막고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은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해수 담수화 기술 선진국입니다. 세류관개 기술을 개발해 물 소비 대비 최대 농작물을 산출하는 선진 농업국가입니다.

물의 가성비를 높인 것이다. 메마른 땅에서도 바나나 재배가 가능하도록 점적관수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불모지에 수박, 토마토, 오이, 가지, 파프리카 재배가 가능하게 했다. 모세혈관 같은 튜브를 연결해 작물이 필요한 만큼의 물방울과 영양분이 떨어지게 하는 획기적인 발상입니다.

물 2,000톤으로 1,000제곱킬로미터의 바나나 농장을 운영합니다. 이 기술 특허를 낸 네타핌이란 관수 회사는 연 매출이 8억 달러가 넘는 대기업이 됐습니다.

중국의 옛 군주들이 자리 오른쪽에 기울어진 그릇을 둔 이유이다. 비면 기울고, 알맞게 물을 채우면 바로 서고, 가득 차면 엎어지는 그릇이다.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가득 차도 엎어지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공자는 "총명하면서도 어리석음으로, 공을 세우고도 겸양으로, 용맹하면서도 조심으로, 부유하면서도 겸손으로 처신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조선시대 유명한 재상인 맹사성은 세종대왕 때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낸 충신입니다. 그는 19세에 장원급제를 하고 스무 살에 파주 군수가 되어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번은 맹사성이 지혜롭다고 소문난 한 스님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님,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덕목은 무엇입니까?”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줄 말이 그것뿐입니까?”

맹사성은 거만하게 되받아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차를 마시고 가라며 붙잡았습니다. 맹사성은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맹사성의 찻잔에 찻물이 넘치는데도 자꾸만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스님은 태연하게 맹사성의 잔에 찻물을 부었습니다. 그러고는 잔뜩 화나 있는 맹사성을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 망치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말에 맹사성은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일어나 나가려다가 그만 문틀에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그것을 본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지요”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본 맹사성은 겸허한 자세로 훌륭한 정치를 펼쳐 조선의 대표적인 재상이 되었습니다.

‘퓨즈’라는 것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퓨즈(fuse)는 낮은 온도에서도 잘 녹는 납이나 아연 등으로 만든 짧은 전선이 들어 있는 전기 안전장치로, 전자제품에 꼭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전기 배선에 퓨즈를 설치하면 갑자기 높은 전기가 흘렀을 때, 퓨즈가 먼저 녹아 전류를 차단하여 다른 부품을 보호할 수 있고 과열되는 것을 막아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비싼 텔레비전에 퓨즈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텔레비전이 처음 만들어질 때 그 제품에 맞는 전류의 양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해진 전류의 양보다 많은 전기가 흐르게 되면 부품들이 타버려 텔레비전 자체를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퓨즈가 있으면 다른 부분보다 약한 퓨즈가 먼저 녹아 끊어져서 더 이상 전기를 흐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다른 부품들은 안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값싼 퓨즈만 새로 바꾸면 되고 값비싼 텔레비전을 다시 사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퓨즈는 전기회로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지만 이 약한 부분이 나머지 강한 부품들을 지켜줍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또 자신의 약한 점은 없애거나 감춰버리고 강한 점은 살리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약한 부분이 오히려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알게 해서 우리 마음을 지켜줍니다. 또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자신이 가지지 않은 마음을 흘러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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