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의 한계를 넘은 다중 유전체 편집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합성생물학연구센터 이대희 박사 연구팀이 합성생물학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sgRNA 배열 방식을 개발해 유전자 편집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크게 높이고 기존의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고효율 다중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외부의 유도물질 없이도 스스로 RNA를 절단할 수 있고 주변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sgRNA를 발현할 수 있는 리보자임(RiboJ)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여러 개의 sgRNA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RAMBE(RiboJ-Aided Multiplexed Base Editing) 시스템과 반복되는 유전자를 서열 없이 배열할 수 있는 NR(Non-Repetitive)-RAMBE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대장균에 적용해 실험한 결과 한 번에 6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할 수 있어 부티르산 생산량을 최대 7배 증가시켰으며, 아세트산 소비도 조절해 전체 대사경로 최적화에도 성공했다.
연구에 사용된 균주는 사람의 장내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잘 자라는 프로바이오틱스 활용 대장균(E. coli Nissle 1917)으로 산소가 매우 적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생산성과 편집 효율을 보여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NR-RAMBE 시스템은 기존 RAMBE보다 더욱 진화된 방식으로 sgRNA의 반복 서열이 제거돼 DNA 합성과 조립 과정이 훨씬 단순해졌고, 유전자 합성의 복잡성이 약 7배 줄어 유전자 편집의 실패율도 대폭 감소했다.
이번 실험에서 주목할 점은 유전자를 동시에 6개까지 편집했음에도 기존 시스템과 비슷한 수준의 높은 편집 효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NR-RAMBE 기술은 sgRNA를 코딩하는 DNA를 안정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 바이오파운드리와 같은 첨단 유전체 기술에 적합하며, 다양한 의료용, 산업용 미생물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대희 박사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여러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할 때 가장 문제가 되었던 sgRNA의 합성과 배열 문제를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