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스프링 팍 영양(羚羊)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산에서 수천 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산양의 일종입니다.
이 양은 이유 없이 집단으로 달리기를 시작하여 나중에는 모두 다 절벽에 떨어져 죽는다고 합니다. 동물학자 대부분은 이 양들이 집단으로 자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자살할 수 있는 동물은 유일하게 사람밖에 없습니다. 사람 외에는 자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스프링 팍 영양이 혼자서도 아니고 집단으로 자살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일입니다.
어느 학자가 결국 스프링 팍 영양이 집단으로 몰사하는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수천 마리가 무리 지어 가다가 풀밭을 만나 풀을 뜯어 먹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앞에 있는 양들이 풀을 뜯어 먹고 짓밟으며 가기 때문의 뒤에 있는 양들은 도무지 풀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뒤쪽에 있는 양들이 풀을 먹기 위해 자꾸 앞으로 나가려고 한답니다.
그런데 양들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자꾸 뒤에서 민답니다. 앞에 있는 양은 뒤에 있는 양이 미니까 걸음이 빨라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뛰게 됩니다. 앞에 있는 양이 뛸 때 뒤에 있는 양은 천천히 풀을 뜯어서 먹으면 될 텐데 양의 본능에는 집단에서 이탈하지 않으려고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뒤에 있는 양은 풀도 못 먹고 앞에 가는 양을 따라 같이 뜁니다.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본능 때문에 결국 모든 양이 초원을 달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양들이 자기들이 뛰는 이유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저 앞에서 뛰니까 뒤에서 뛰고 뒤에서 뛰니까 앞에서 뛸 뿐입니다. 생각 없이 달리기 때문에 어디로 뛰는지도 모릅니다.
멈출 생각도 안 합니다. 그냥 열심히 달립니다. 벼랑에 다다라서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뒤에서는 벼랑인지 모르고 계속 달리기 때문에 앞의 양들은 떠밀려서 벼랑으로 떨어집니다.
뒤에 오던 양도 속도를 줄이지 못해 수천 마리가 다 몰사한다는 것입니다. 스프링 팍 영양들의 무작정 달리기와 죽음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참 열심히 삽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일합니다. 그런데 이 영양과 같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숨차게 뛰는지 모릅니다.
엘리자베스 스튜어트 펠프스는 말했습니다. “삶을 지배하는 거대한 힘 가운데 하나는 뚜렷한 목적을 갖는 것이다.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할 때 목소리와 옷차림, 외모와 동작 하나하나까지 변화하게 마련이다.”
잉그리드 버그만이라는 여배우가 있습니다. 그녀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제8 복음>, <가스등> 등으로 유명해졌는데,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그녀의 연기 때문에 언제나 최고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원래 스웨덴 출신으로서 유럽을 풍미하다가 더 크게 명성을 떨치려는 원대한 포부를 안고 할리우드로 갔습니다.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영화에 출연해 두 번이나 아카데미상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만한 명배우는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명배우가 성공의 정점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할리우드여! 실버스크린이여 … 이렇게 황량한가, 이렇게 허무한가….”그녀는 남편과 딸을 버리고 유명한 영화감독과 결혼했다가 얼마 못 가 파경을 맞이합니다.
그 후에도 여러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딸이 계부를 죽이는 끔찍한 일이 발생합니다. 그녀에게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성취했습니다.
그러나 목적이 없었습니다. 종국에는 암으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목표는 있지만, 목적이 없는 인생을 산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목표는 갖고 있지만, 목적이 없습니다.
목표는 방향을 이야기한다면 목적은 의미를 묻습니다. ‘왜 사는가?’ 하는 것은 목적을 위한 질문이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묻는 것은 목표에 관한 질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목표와 목적을 혼동한 채, 그것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헤매다가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생애를 망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