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용 칼럼〕 마음에 연결
〔문민용 칼럼〕 마음에 연결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5.07.31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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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아버지, 저는 이제 도저히 더 걸을 수 없어요. 목도 마르고요.” “나도 매우 피곤하다. 그래도 걸어야 한다. 여기 그냥 있으면 죽기밖에 더 하겠니?” “그래도 아버지, 저는 죽겠어요. 피곤해서 못 가겠어요.” “그러면 조금 쉬었다가 다시 걷자꾸나.” 어느 부자(父子)가 사막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문민용 기쁜소식 음성교회 목사
문민용 목사

며칠째 계속되는 더위로 몸은 지쳤고 목은 말할 수 없이 탔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들의 마음에 죽음의 공포가 찾아왔습니다. 아들은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에 젖어 더는 갈 수 없다고 주저앉았습니다. 50이 넘어 보이는 아버지는, 실망한 아들을 계속해서 일으켜 걷게 하고 또 걷게 했습니다.

그들이 하루쯤 더 걸었을 때 아들이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는 죽을 거예요, 저길 보세요!” 아들은 언덕 끝에 있는 무덤을 본 것입니다.

“아버지, 우리 이제 어떻게 하지요? 저 무덤을 보세요. 저 무덤 안에 있는 사람도 우리처럼, 이렇게 걸어왔다가 목마르고 피곤해서 죽은 거예요. 우리도 이렇게 죽을 거예요.” 하면서 아들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조용히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느냐? 이제 우리는 살았어! 여기에 무덤이 있다는 것은 가까운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증거야. 내 생각에는 저 사람들을 묻어 준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 거야. 얘야, 일어나자. 조금만 더 걸으면 틀림없이 마을을 발견할 것이고, 이제 고생이 끝난 거야!”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아 일으켰습니다. 그들은 다시 힘을 내서 걸었고, 잠시 후 아버지의 말대로 마을을 발견해서 마음껏 물을 마셨고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똑같이 무덤을 봤으나, 아들과 아버지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마음이 약한 사람은 실망이 오기 전에 미리 실망해서 모든 형편을 실망과 연결해 주저앉고 만다.

그러나 소망을 가진 사람은 실망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도 소망을 발견해서 자신의 마음을 소망으로 가득 채웁니다. 그래서 그 소망으로 실망을 이기고 일어나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마치 목마른 사람이 샘물을 발견해서 샘물로 가득 채우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소망을 귀히 여기는 것은, 소망은 어떤 절망적인 형편 속에서도 우리 마음에 새로운 힘을 일으켜 주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마음에 소망을 줘서 일으켜 살게 하듯이 말입니다.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는 강줄기에 커다란 얼음덩어리 하나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 얼음덩어리 위에는 양 한 마리가 얼어붙어 있었는데, 하늘에서 커다란 독수리가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쏜살같이 내려와 발톱으로 양을 움켜쥐고는 고기를 뜯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폭포가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었지만, 독수리는 그 사실을 무시했습니다. 폭포 소리가 점점 우렁차게 들리자 독수리는 옆을 한번 쳐다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폭포 바로 앞에서 강한 날개를 펴서 창공으로 날아오르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침내 얼음덩어리는 폭포에 다다랐고, 독수리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려 했다. 그러나 날개만 퍼덕거릴 뿐 날아오르지 못했습니다. 양털 깊이 박힌 발톱이 이미 얼음에 얼어붙었던 것입니다. 결국 독수리는 양의 사체와 함께 폭포에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강한 날개를 한번 펴서 창공을 날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 자기를 믿는 마음입니다. ‘폭포 바로 앞에서 날면 되는 거야. 내게는 큰 날개가 있잖아. 최후의 순간까지 뜯어먹고 날아가는 거야!’

이 독수리같이 자기를 믿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멸망은 자기를 믿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자기를 믿는 마음은 방종하고 교만한 마음으로 흘러가고, 방종하고 교만한 마음은 타락과 실패를 불러오며, 결국 좌절과 고통을 가져다줍니다. 그렇게 독수리도 망했고, 어리석은 사람도 허무하게 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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