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붓으로 뜨개질하는 화가’라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서양화가 정우경 작가가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박희숙의 ‘세종우먼 브런치’ 토크쇼에 출연한 정 작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와 예술 철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 어머니의 사랑에서 시작된 '뜨개 화풍'
정우경 작가의 작품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기억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뜨개질로 만들어 주신 스웨터와 목도리의 따뜻함, 그리고 작아진 스웨터를 뜨거운 주전자 김으로 풀어 다시 뜨개질하던 어머니의 모습은 그의 예술적 영감의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
이러한 기억은 '뜨개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로 이어져, 한 올 한 올 이어진 실타래처럼 삶의 연속성과 관계의 소중함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정 작가는 회화와 뜨개질의 접목을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뜨개 화풍'을 만들어냈다. 유화 물감을 여러 번 겹쳐 쌓아 올리는 독특한 기법으로 뜨개질의 섬세한 질감을 표현하며, 붓끝으로 한 땀 한 땀 뜨는 듯한 과정을 통해 과거의 기억이 현재와 연결되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했다.
■ 대작 연작 '대지'로 전하는 삶의 메시지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 수상 기념으로 기획된 정우경 작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1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연작 '대지(大地)' 5점을 선보인다. 니체의 "대지에 충실하라"는 문장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들은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도 변치 않는 자연의 질서와 순환, 그리고 삶에 대한 성실함을 이야기한다.
특히, 전시장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9미터 규모의 설치 작품은 평면의 캔버스를 변형하여 입체적으로 구성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이는 작품 외형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시간과 생명의 에너지를 깊이 들여다보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예술가 정우경'의 일상과 앞으로의 포부
정 작가는 자신의 영감이 일상 속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작업실에서 화초를 가꾸며 평온함을 얻고,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붓을 잡는 손목 건강을 관리하는 등 자신만의 루틴을 통해 예술 활동에 전념했다.
또한, 남편의 헌신적인 도움을 '매니저'라고 표현하며,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인정과 지지가 작품 활동의 큰 원동력임을 밝혔다.
대전 전시 이후에도 정 작가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9월에는 청주 아트페어, 10월에는 서울 인사동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11월 7일부터 23일까지는 세종 갤러리 고운에서 '뜨개는 사랑이다'라는 주제로 초대전을 개최한다.
궁극적으로는 세계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하며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정우경 작가의 전시는 오는 9월 7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