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지난 주말 결혼식을 올린 대전시의회 한 MZ세대 공직자가 임시회 업무를 위해 신혼여행을 반납한 사실이 알려져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9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허훈걸(33) 주무관은 지난 6일(토) 결혼식을 올린 뒤 신혼여행을 떠나지 않고 8일(월) 출근 도장을 찍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제290회 임시회 업무를 보기 위해서다. 신혼여행은 이번 임시회 종료 다음날인 오는 19일에 떠난다.
의회 구성원들은 허 주무관의 행동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 시의원은 “토요일에 결혼한 직원이 월요일에 출근했길래 의아했지만, 자기 업무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한 동료 공무원도 “25년간 근무하면서 이런 직원은 처음 봤다”면서 “다른 직원들도 책임감을 위해 신혼여행을 연기한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허훈걸 주무관은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기가 있어 신혼여행을 미루는 데 큰 고민은 없었다”며 “당연히 제가 회기를 마치고 떠나는 게 맞지 않는가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쑥쓰러워했다.
그는 “의장님 방에 ‘나는 여기에 왜 와있는가’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저는 의원님들 보좌를 하러 와 있는 것”이라며 “신혼여행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본분을 다하고 나가는 게 저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미뤘다”고 설명했다.
조원휘 의장은 “요즘 같은 시대에 회기라고 신혼여행을 미루는 직원이 어디있느냐”며 “월요일에 허 주무관의 사연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아주 훌륭하고,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라고 추켜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