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나노소재 통한 3000도 초고온 구현' 신소재 합성기술 개발
KAIST, '나노소재 통한 3000도 초고온 구현' 신소재 합성기술 개발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5.10.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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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ACS 9월호 속표지 논문 이미지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나노소재를 통해 3000℃(도)의 초고온을 구현할 수 있는 신소재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 연구팀이 강력한 빛을 짧게 쬐어주는 것만으로 고성능 나노 신소재를 합성하는 ‘직접접촉 광열처리’ 합성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빛의 열로 단단하고 잘 반응하지 않는 ‘나노다이아몬드’를 전기가 잘 통하고 촉매로 쓰기 좋은 고성능 탄소 소재인 ‘탄소 나노어니언’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 열선 가열 기반의 열처리 공정보다 에너지 소비를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 공정 속도는 수백 배 이상 단축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서 전환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금속 원자를 하나하나 달라붙게 만들어 촉매 기능까지 동시에 구현했다는 것이다. 즉 ‘빛 비추기’로 구조를 바꾸고 그 재료에 기능까지 부여하는 일석이조의 촉매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 나노어니언은 탄소 원자가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인 초미세 구형태의 소재로, 전기 전도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촉매를 지지하는데 적합하다.

하지만 기존에는 탄소 나노어니언을 합성한 뒤 다시 촉매를 부착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고, 열선으로 가열하는 기존 열처리 방식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시간이 오래 걸려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빛 에너지를 열로 전환하는 ‘광열효과’를 이용했다.

탄소 나노어니언의 전구체인‘나노다이아몬드’에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카본블랙’을 섞은 뒤, 제논 램프로 강한 빛을 터뜨리는 방식을 고안했다.

그 결과 단 0.02초 만에 나노다이아몬드가 탄소 나노어니언으로 전환된다.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에서도 이 과정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이 플랫폼은 탄소 나노어니언 합성과 단일원자 촉매 부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는 설명이다. 백금과 같은 금속 전구체를 함께 넣으면 금속들이 원자 단위로 분해되는 ‘단일원자 촉매’로 갓 생성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즉시 달라붙는다.

이후 빠른 냉각 과정에서 원자들이 뭉치지 않아 소재 합성과 촉매 기능화가 완벽히 통합된 단일 공정으로 완성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8종의 고밀도 단일원자 촉매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김일두 교수는 “기존 열처리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인 초고속 합성–단일원자 촉매 기능화 통합 공정은 수소 에너지, 가스 센서, 환경 촉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및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ACS) 발간 'ACS Nano' 9월호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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