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 국내 최초 한번 모내기로 두번 수확 '움벼' 실증 성공
충남서 국내 최초 한번 모내기로 두번 수확 '움벼' 실증 성공
  • 박영환 기자
  • 승인 2025.11.03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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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농기원, ‘빠르미’로 전국 최초 움벼 재배 기술 대규모 현장 실증
벼베기 후 물만 대고 80여일 만에 1차 수확량 20% 수준 추가 수확
당진시 송악읍 논에서 재배한 움벼

[충청뉴스 박영환 기자] 충남도는 자체 개발한 초조생종 벼 ‘빠르미’를 이용해 국내 최초 한 번 모내기로 두 번 수확하는 ‘움벼(라툰) 재배 기술’ 대규모 현장 실증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움벼 재배는 한 번 수확한 벼의 그루터기에서 새순을 키워 쌀이 영글면 수확하는 방식으로 첫 수확 후 논을 갈아엎지 않고 물과 소량의 비료만 공급해 벼를 다시 키울 수 있는 ‘저투입형 벼 재배 기술’이다.

이 재배법은 동남아시아나 미국 남부 등 고온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도 농업기술원은 생육 기간이 짧고 재생력이 강한 빠르미를 활용할 경우 국내에서도 움벼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봐 왔다.

대규모 움벼 재배 가능성 확인을 위해 실시한 이번 현장 실증은 홍성 서부면 3만㎡, 당진 송악면 4만 5000㎡의 논에서 진행 중이다.

5월 상순 모내기를 실시한 뒤, 80여일 만인 8월 상순 1차 수확을 하고, 밑동을 그대로 두고 재생시켜 10월 하순 2차 수확에 나선다.

당진시 송악읍 논에서 재배한 움벼

실증 결과, 1차에서 10a 당 450㎏을 수확한 뒤 실시한 움벼 재배 수확량(2차)은 1차 대비 20%(10a 당 90㎏)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1·2차 수확량은 10a 당 540㎏ 안팎으로 일반 벼 수확량(10a 당 527㎏)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차 수확 빠르미의 경우 8월 초 프리미엄 햅쌀로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결과적으로 1차 고가 판매에, 마치 정해진 월급 외에 ‘보너스’를 받는 것처럼 2차 추가 수익 발생으로 농가 소득이 향상되는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빠르미를 개발한 도 농업기술원 쌀연구팀장 윤여태 박사는 “움벼 재배는 1차 수확 후 경운·육묘·이앙 등 추가 농작업이 필요 없이 물을 채워 키우거나, 물을 채우고 약간의 비료를 살포하면 되기 때문에 노동력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움벼 재배는 또 고온 피해 없이 등숙이 이뤄져 쌀 품질이 우수하며, 벼멸구나 도열병 등 병해충 피해도 적고, 태풍 등에도 쓰러지지 않아 기후위기에 대응한 미래 벼 재배 기술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학헌 도 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은 “이번 실증 결과를 토대로 수량성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움벼 재배 표준 모델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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