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 김은미 배우
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 김은미 배우
  • 글 사진 송주홍
  • 승인 2013.09.27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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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만난 사람 솔직한 몸짓

현대인은 말을 한다. 말로써 의사를 전달한다. 그 말이 때로는 거짓을 전하기도 한다. 현대인에게 말이 축복이자 저주인 이유다. 그녀는 자연인을 닮아 있었다. 화려한 말 대신 솔직한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했다. 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 김은미 배우. 말이 아닌 몸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마임을 만나고
그녀에게 마임은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 필요에 의해 찾았다기보다는, 어쩌다보니 만나게 되었다. 줄곧 표현의 한계를 느끼던 때였다. 그녀는 그것을 ‘공허함’이라고 표현했다.

“발레를 전공했는데, 실기 위주 교육만 받다보니 제 스스로 거기에 얽매이는 걸 느꼈어요. 나는 지금 슬픈데, 나는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왜 점프를 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감정 표출의 한계를 느낀 거예요. 공허했죠.”

초등학교 때 무용반 활동을 시작으로 대학 때까지 줄곧 포기하지 않았던 발레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녀는 결국 스스로 발레를 놓았다. 연극계에 발들인 것도 그즈음이다.

“그때만 해도 신체극이라는 장르가 따로 없었어요. 고민했죠. ‘도대체 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러던 중 연극에 나타나는 신체의 움직임을 본 거예요.”

카타르시스까지는 아니었지만, 굉장히 좋았다. 적어도 발레보다는 솔직하게 감정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로 배우들 안무 짜줬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여전히 공허했다. 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는 바로 그러던 때에 만났다.

“2009년 처음 최희 선생님(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 대표) 공연을 봤어요.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 보통 선생님 작품을 무용 같기도 하고, 연극 같기도 하다고 말하거든요. 분명 신체의 움직임인데, 그 안에 드라마가 있더라고요. 어깨 하나만으로도 이야기를 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저와 코드가 딱 맞았던 거죠.”

그 뒤로 그녀는 2011년까지 머물던 경주에서 대전을 오가며 최희 대표와 함께 마임 공연을 준비하고, 마임 워크샵을 도왔다. 그러는 사이 마임은 조금씩 조금씩 그녀와 하나가 됐다.

소통을 꿈꾼다
2011년 그녀는 결국 짐을 싸 대전으로 왔다. 그 사이 충분히 마임에 매력을 느꼈고,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한 거다.

“몸은 말을 하기 전에 이미 반응해요. 몸은 솔직하거든요. 우리가 배고프면 배고프다는 몸의 반응이 있고, 화가 나면 감정 올라가는 움직임이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마임은 솔직하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지금이 그냥 좋다. 최희 대표와 함께 1년에 한 번 정기공연과 마임페스티벌 준비하고, 함께 마임 워크샵 다니고, 마임을 통해 사람 만나는 모든 과정이 즐겁다.

“아직은 마임 인지도가 약하죠. 대전만 생각한다면 저희 단체밖에 없으니까 저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고요. 그래도 작년 마임페스티벌 진행하면서 감동 많이 했어요. 많은 사람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 지켜준 관객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때 가능성을 봤어요. 노력하다보면 마임을 즐기는 사람도 조금씩 늘어나겠죠.”

그래서 내년부터는 거리에도 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거리극으로 관객과 소통해볼 생각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관객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씀드렸다시피 마임의 매력은 솔직한 자기표현이에요. 근데 저 혼자 솔직한 건 의미 없거든요. 제가 최종적으로 꿈꾸는 건 마임을 통해 사람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거예요. 저는 그게 휴머니티한 삶이고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2013 제5회 대전 청소년 마임 페스티벌
일시 10.11(금) 17:00~23:00
장소 중구 원도심 문화예술의 거리 및 우리들공원 일대
문의 042.257.1231(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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