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2026년 병오(丙午)년 말띠는 동지부터 시작이다. 병오년은 삼국지에서 관우가 탔던 붉은 털을 가진 적토마와 같이 “붉은 말”을 상징하는 해이다.
경제적으로는 AI 열풍으로 반도체 산업이 활황을 이루고, 정치적으로는 지방선거의 해로 후보자들은 민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역동적인 말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
말띠 해 병오년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양력 1월 1일부터 시작이지 뭘 그렇게 당연한 것을 묻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나는 나이 먹기 싫어서 조금이라도 늦게 음력설이 지난 후부터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주학에서는 조금 다르다.
사주학에서 사람의 띠는 동지부터 시작된다.
정통사주학에서는 동지가 들어오면 병오년이 시작된다. 동지는 2025년 양력 12월 21일 23시 33분에 든다. 따라서 동지 이전에 출생한 아기는 을사(乙巳)생 뱀띠가 되고, 동지 이후에 출생한 아기는 병오(丙午)생 말띠가 된다. 12 동물로 상징되는 띠는 10개의 천간[갑, 을, 병,…계]과 12개의 지지[자, 축, 인, …해]를 짝지은 60갑자[갑자, 을축, 병인, …계해]의 순서에 의해 정해진다. 띠는 12개 지지의 순서에 따라 주어진다.
양력도 음력도 아닌 동지가 새해의 시작점이라는 말은 낯설 수가 있다. 양력은 태양의 운동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고, 음력은 달의 운동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동지는 24절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날짜[日]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하루는 자정과 정오로 나뉘고, 밤 12시 즉 00시인 자정은 새로운 날의 출발점이다. 달리 말하면 하루 중 자정은 음이 극에 달해서 양이 생기기 시작하는 점이며, 정오는 양이 극에 달해서 음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점이다.
이와 같은 이치를 일년(一年)에 적용하면 자정과 같은 점은 동지이고, 정오와 같은 점은 하지가 된다. 동지는 음의 기운인 밤이 가장 긴 날이고 양의 기운인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점이다.
이러한 이치로 고천문학(古天文學)에서는 동지(冬至)를 육십갑자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따라서 고천문학에 근거를 둔 사주학에서는 사람의 띠가 바뀌는 새해의 출발점을 동지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새해의 시작이 동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보다 입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동지에서부터 양기가 생겨나기 시작한다는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람이 일상생활[농사짓는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양(陽)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때는 입춘이므로 새해의 시작을 입춘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입춘 주장에 대한 천문학적 근거를 제시한 학자는 없다.
■동지는 천문학적 기준, 입춘은 농사짓는 기준
입춘 새해로는 농사짓는 기준을 받아들인 사주학자들의 주장이다. 입춘일 자시에 새해가 시작되면 년은 새벽 03시와 같은 점에서 시작되고, 날짜는 00시와 같은 점에서 시작되어 년과 일의 시작점이 45도 차이가 나고, 동짓날 자시에 새해가 시작되면 년과 일의 시작점이 같다.
사주학은 음양과 오행[목, 화, 토, 금, 수]을 기반으로 하는 자연철학이다.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밤과 낮, 여름과 겨울 같은 음양은 우주의 자전과 공전으로 생겨나는 자연현상이다. 그렇다면 음양의 시작과 끝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인정한다면 새해의 시작이 동지가 맞는지 입춘이 맞는지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병오년 말띠의 시작은 동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