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16종의 주요 식중독균을 1시간 이내에 동시 검출할 수 있는 전자동 진단 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대경권융합연구본부 진단센서연구실 박찬용 선임연구원, 이동규 책임연구원, 우창하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이 식품 탈리·핵산 전처리·분자진단을 하나의 장비로 통합한 ‘식중독 진단용 현장형 고속 전자동 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식중독 검사 표준법은 식품 속 식중독균을 배양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최소 2일에서 길게는 1주일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자진단 기술이 일부 도입됐으나 대부분 전문 분석장비와 숙련된 인력을 필요로 해 현장 적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반면 기계연 시스템은 탈리, 전처리, 핵산 증폭, 판독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모듈로 완전 자동화하여 전문 인력 없이도 1시간 내 식중독균 검출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먼저 고속 프로펠러 회전에 의해 형성되는 유체역학적 힘을 이용해 식품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식중독균만 선택적으로 분리한다.
이후 다중 분리막을 이용한 진공 여과 과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대용량 시료(200mL 이상)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정제된 핵산은 기계적 고속 제어 기반의 분자진단 기술을 통해 40 사이클의 열주기 증폭을 수행하며 15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다.
한편 한 개의 well에서 두 가지 이상의 형광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전용 시약과 저가 CMOS 기반 멀티 형광 센서를 적용, 식품의약안전처 고시 16종 식중독균을 동시에 고감도로 진단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버튼 한 번으로 실행되는 완전 자동화 프로세스와 결과 분석 소프트웨어에 의해 운영되며, 현장에서도 비전문가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의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어 식품 안전성 관리에 큰 기여가 기대된다.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2곳의 실증 현장에서 4종 이상의 다양한 식품군을 대상으로 시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실증 과정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과 분석 정확도가 입증되고 있다. 특히 시스템 전체의 시간 효율이 기존 방식 대비 크게 개선되어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박찬용 선임연구원은 “이번 시스템은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식중독균을 검출하고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학교·산업체 급식시설, 식품제조 현장, 지자체 식품검사소 등 다양한 현장에 도입될 경우 식중독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고 식품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