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4-2생활권(집현동)에 자리한 세종공동캠퍼스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달 초 충남대 의대의 입주를 끝으로 서울대·KDI(정책학), 충북대(수의학), 한밭대(IT)로 이루어진 임대형 캠퍼스가 온전한 제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국내 최초 ‘공유형 캠퍼스’ 모델로 2024년 9월 닻을 올린 세종공동캠퍼스는 개교 3년 차에 접어든 올해, 5개 대학 총 878명의 학생이 저마다의 꿈을 안고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대학 간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융합의 시대를 열 혁신적인 실험이 비로소 본궤도에 오를 채비를 마친 셈이다.
다른 대학,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어떤 일상을 그려내고 있을지, 국립한밭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재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세종공동캠퍼스의 역동적인 오늘과 눈부신 미래를 들여다봤다.
◈ ‘낯섦’을 넘어 ‘활기’로 채워지는 캠퍼스
한밭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는 세종공동캠퍼스 개교와 함께 나란히 역사를 써온 주역 중 하나다. 학생들이 캠퍼스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느낀 감정은 ‘설렘’과 ‘낯섦’의 교차였다. 전역 후 복학을 앞두고 캠퍼스를 찾았던 전현수(3학년) 학생은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신축 건물과 최신식 시설을 둘러보며 하루빨리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설렜다”고 회상했다. 김태유(2학년) 학생 역시 “모든 시설이 깔끔하고, 학습 몰입을 방해하는 유혹 거리가 없어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첫인상을 전했다.
물론 시작부터 적응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성숙한 대학가 상권에 익숙했던 학생들에게 이제 막 인프라가 조성되기 시작한 캠퍼스 환경은 다소 생소하고 불편하기도 했다. 김현정(4학년) 학생은 “초기에는 캠퍼스 곳곳이 여전히 공사 중이었고, 식당 같은 시설이 부족해 배달에 의존해야 하는 게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연서(4학년) 학생도 “개발이 진행 중인 신도시에 새로 만들어진 캠퍼스라서 그런지 대중교통 노선이 많지 않았고, 배차 간격 때문에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게 불편했다”고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이러한 초창기 학생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뒷받침한 것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청장 강주엽, 이하 행복청)과 세종시, LH가 협력해 마련한 세심한 주거 및 교통인프라 지원이었다. 기숙사 완공 전에는 캠퍼스가 있는 집현동 일대의 LH 행복주택을 재학생들에게 우선 공급하여 주거 공백을 메웠고,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노선을 캠퍼스 인근으로 촘촘히 연결하여 나성동, 보람동 등 주요 상권 및 대전으로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신도시의 신규 캠퍼스가 가질 수 있는 고립감을 해소하고, 학생들이 학업과 일상의 균형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다.
현재 임대형 캠퍼스 입주가 모두 마무리되고 식당과 편의시설 등 주변 여건이 성숙한 지금, 캠퍼스를 둘러싼 공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는 오히려 화려한 유흥가 대신 쾌적하고 조용한 대학가 분위기를 ‘지적 몰입에 최상’이라며 환영하는 학생이 더 많아졌다는 전언이다.
◈ ‘따로’ 또 ‘같이’, ‘스마트’하게 배우고 ‘자연’ 속에서 쉬다
인터뷰에 응한 한밭대 학생들이 꼽은 세종공동캠퍼스의 최대 장점은 단연 ‘독립적이고 쾌적한 전용 공간 사용’이다. 예전 본교 캠퍼스에서는 보통 한 학과가 건물 한 층만을 사용했지만, 세종공동캠퍼스에서는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만의 단독 건물을 배정받아 강의실·연구실은 물론, 휴식이나 모임의 공간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들은 “우리만의 공간에서 동기, 선후배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쌓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예린(3학년) 학생은 “초기에 부족했던 여가 시설에 대한 불편함은 동기들과 함께 도시 이곳저곳의 명소들을 탐방하며 극복했고, 학우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이 밖에도 세종공동캠퍼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학습 환경을 갖춘 것으로 이름 높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화상 회의, 온라인 강의 등에 활용되는 최신식 미디어 장비를 갖춘 스마트 스튜디오, AI․빅데이터 사이언스 등 단독대학이 구축하기 어려운 고사양 실험실 및 연구인프라. 이 중에서도 학문과 진리의 구심 역할을 하는 ‘학술문화지원센터’는 단순한 열람실을 넘어선 공간의 혁신을 이뤄낸 사례다.
내부에는 개방감을 극대화한 계단식 도서관과 집중을 위한 개인 열람실, 활발한 토론 활동을 뒷받침하는 그룹 스터디룸, 프레젠테이션 장비가 완비된 세미나실 등이 입체적으로 조성되어 있어 학생들의 창의적인 학습을 지원한다.
물리적 장서와 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온라인 기반 ‘스마트도서관’을 구축한 것도 세종공동캠퍼스만의 특별한 점이다. 첨단 RFID 도서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의 효율을 높였고, 캠퍼스 내 모든 대학이 소유한 방대한 양의 전문 서적과 최신 전자저널 등을 언제 어디서든 열람할 수 있도록 통합 인프라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여러 대학의 학생과 연구자들은 소속의 벽을 넘어 지식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하며 융합 연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도심 속 자연에서 만끽하는 캠퍼스 낭만도 빠질 수 없다. 뒤로는 해발 200m 남짓의 산세가 부드러운 괴화산이 캠퍼스를 감싸안고, 앞으로는 맑고 깨끗한 삼성천의 물줄기가 금강 본류로 이어진다. 이 푸른 숲길과 강변을 산책하며 학생들은 휴식과 사색을 즐기고, 때로는 지적 영감이 번뜩이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 함께 만들어 가는 세종공동캠퍼스의 미래
세종공동캠퍼스의 진정한 가치는 여러 대학이 하나의 캠퍼스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융합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있다. 임대형 캠퍼스 내 정책학․수의학․의학․IT 등 다양한 전공이 한곳에 집적되면서 학생들 역시 인적․학문적 융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연서(4학년) 학생은 “인공지능 전공자의 시각에서 공동캠퍼스의 개념은 텍스트․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다루는 융합학습의 장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캠퍼스 내 다양한 전공 지식이 인공지능과 결합한다면, 학문의 범주를 넘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융합 기술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날카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김현정(4학년) 학생 역시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해커톤’이나, 연합동아리 활동, 공동 프로젝트 등이 활성화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쏟아지지 않겠나”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주엽 행복청장은 “세종공동캠퍼스는 지금, 단순한 교육 시설을 넘어 여러 대학의 청춘들이 모여 새로운 캠퍼스 문화를 만들어 가는 거대한 공동체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공유형 캠퍼스라는 이 독특한 융합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창의성을 키우고, 꿈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 구축 및 다양한 지원제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