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속의 사투" 세종 조치원 아파트 정전 복구 총력... 온정의 손길도
"암흑 속의 사투" 세종 조치원 아파트 정전 복구 총력... 온정의 손길도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6.05.03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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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선 일상, "계단 오르내리기조차 버거워"
- 지하 기계실의 사투, "공용 부문 우선 복구 목표"
- 이어지는 구호의 손길, "이웃의 정으로 견딥니다"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지난 1일 저녁, 평온하던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아파트 단지가 순식간에 암흑에 잠겼다.

지하 기계실에서 발생한 화재는 1시간 30여 분 만에 꺼졌지만, 타버린 전선과 끊긴 전력은 주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브리핑 하는 김하균 세종시장 권한대행

김하균 세종시장 권한대행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복구 시간을 단축하고, 정전 장기화에 따른 취약계층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3일째인 오늘, 현장은 복구를 위한 땀방울과 불편을 견디는 주민들의 한숨, 그리고 이를 보듬는 이웃의 온기가 교차하고 있었다.

3일 오전 9시,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구호 물품을 실은 차량과 복구 장비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선 탓에 고층에 거주하는 노인과 아이가 있는 세대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단지 내에서 만난 주민는 퀭한 눈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집이 15층인데 물 한 통 사러 내려오는 게 등산하는 기분이에요. 집안은 냉장고 음식이 다 상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그래도 시청에서 생수랑 양초를 나눠주니 겨우 버티고는 있는데, 오늘 밤엔 불이 좀 들어왔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지하 기계실 현장은 화재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세종특별자치시(시장 권한대행 김하균)와 한국전력은 전선 철거와 청소 작업을 마무리하고, 현재 가장 핵심인 배전반 복구 및 차단기 교체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우선 주민들이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승강기와 보안등 등 공용 부문 전력 공급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며 "최대한 서둘러 이른 시일 내에 전력 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우천에 대비한 배수펌프와 지하 주차장 임시 조명은 설치가 완료되어 추가 피해는 막은 상태다.

시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피해자지원센터'를 가동하고 대대적인 물품 지원에 나섰다.

3일 오전까지 얼음 9,000개, 생수 1,440여 개, 모포와 양초 등이 배부됐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가구에는 공무원들이 직접 생수를 배달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인근 노인회관에서 드라이아이스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주민는 "냉장고가 꺼져서 막막했는데 오후부터 드라이아이스를 준다고 하니 다행이죠. 어제는 재해구호협회랑 소상공인분들이 간식을 나눠주시는 걸 보고 울컥했어요. 모두가 고생하는 걸 아니까 조금 더 참아보려고 합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현재 단지 내 4세대 13명은 임시주거시설을 이용 중이며, 329세대 1,005명의 주민은 시에서 마련한 민간 숙박시설을 신청해 머물고 있다. 세탁 지원 차량도 현장에 배치되어 주민들의 밀린 빨래를 돕고 있다.

검게 그을린 지하 기계실 위로 복구의 희망이 이어지고 있는 조치원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오늘 밤, 어둠이 걷히고 다시 환한 불빛 아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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