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31 지방선거 결과는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유권자들은 바닥민심을 외면한 열린우리당을 버렸고 그 결과는 여당에 유례없는 참패를 안겨주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후보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만은 아니다. 기자는 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바닥 민심을 지역민들로부터 들어봤다.
野도 민의 무서운 줄 느껴야
평소에 기자가 잘
알고있는 연기군 민권위원회 송달인 위원장은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중인 최모씨도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더 이상 열린우리당에 표를 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고 일침했다.
기업인들도 경제회생에 실패한 정부 여당의 ‘자업자득’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사업가 김모(48)씨는 “현 정부가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면서 고집스럽게 밀어붙여 시장경제는 말이 아니다” 면서 “예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하면 ‘너무한 것 아니냐’ 는 여론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통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 고 바닥민심을 전했다.
하지만 20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2곳, 무소속후보가 4곳을 차지한 경남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했다. 정모씨는
“한나라당은 말뚝만 꼿으면 당선되는 줄 알고 기고만장해 있다” 며 “이제 한나라당도 정신차려야지” 라고 한나라당 오만에 일침을
놓았다.
與, 행정도시 만능 착가 버려야
지역민들은 “이번에 한나라당이
완승했지만 자신들이 잘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이라며 “정치권은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고 입을 모았다.
회사원 황모씨는 “여당의 행정중심복합도시 하나만 가지고는 침체된 경제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역부족” 이라며 “복합도시 카드는 ‘약발’이 다했다” 고 꼬집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도 만만치 않았다. 조치원읍 거주 유모씨는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이 정도 결과까지 나오진 않았다” 고 말했다. 그리고 금남약국 김승웅 약학박사는 “이제 정치권이 하나가 돼 경제살리기와 서민생활안정에 나서야 한다며, 여당은 성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고 일침을 가했다.
지역민 전모씨는 “한나라당도 민생을 위한 정치에 사력을 다해야 할 것” 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기자는 상기와 같은 지역민들의 쓴소리가 당연한 평가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