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차세대 광변조기’ 개발...세계 최고 수준
KAIST, ‘차세대 광변조기’ 개발...세계 최고 수준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6.06.2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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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패키징 광학 개념도
공동 패키징 광학 개념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전력 소모 및 데이터 전송 병목이라는 사상 초유의 난제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광통신 핵심 소자 기술을 확보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나노기술원(KANC) 및 삼성전자 패키징사업부와 서로 다른 반도체 소재의 장점을 결합한 고효율·고속 차세대 광변조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광변조기는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장치로 미래 AI 인프라의 전력 효율과 데이터 처리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수많은 서버와 반도체 칩(GPU·NPU 등)이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대량 생산이 용이한 기존 실리콘(Si) 기반 광변조기가 주로 사용돼 왔으나 실리콘 소재 자체의 한계로 인해 변조 효율이 매우 낮았다.

이 때문에 소자 크기를 줄이거나 구동 전압을 낮추기 어려웠고 데이터센터 내부의 극심한 발열과 온도 변화에 노출되면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발열 등 온도 변화에 내성이 강한 ‘마하-젠더(Mach-Zehnder) 구조’를 채택하는 동시에 실리콘 빛 통로(도파로) 위에 전기적·광학적 반응성이 뛰어난 인화물계 화합물 반도체 박막을 3차원으로 결합하는 ‘이종집적 구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기존에는 ‘마하-젠더 구조’를 쓸 때 높은 효율을 얻기 위해 주로 ‘축적 모드’를 활용했으나 이 경우 소자 내부에 전하가 쌓여 구동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고질적인 상충관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고정관념을 깨고 소자 내부의 충전 용량을 줄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공핍(Depletion) 모드 구동’을 도입했다. 공핍 모드 특유의 효율 저하 문제는 전기장을 가하면 물질의 빛 흡수 특성이 변하는 ‘프란츠-켈디시(Franz-Keldysh) 효과’를 보조 메커니즘으로 결합해 완벽히 상쇄했다.

과도한 광학 손실 없이 추가적인 위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정교한 밴드갭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이에 더해 전기 신호와 광신호의 위상 속도 및 임피던스를 강제로 정합시키는 ‘진행파 전극(TWE)’ 설계를 적용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십 배 작은 500 마이크로미터(μm) 길이의 초소형 소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변조 효율과 고속 구동 대역폭(26.3GHz)을 동시에 달성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기존 실리콘 변조기 대비 효율이 현저히 향상된 수치로 훨씬 적은 전력과 구동 전압만으로도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발열이 심한 AI 가속기 환경에서도 별도의 냉각이나 열 제어 장치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어 미래 데이터센터의 최대 화두인 ‘에너지 효율 극대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산 프로세서(XPU)와 광소자를 하나의 패키지에 물리적으로 통합해 병목 현상을 원천 차단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공동 패키지 광학(CPO)’과 고성능 컴퓨팅(HPC)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광통신 칩 부품으로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향후 이종집적 공정과 소자 구조를 추가로 최적화해 실제 대량 생산 라인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수율과 내구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광변조기 외에도 초소형 고효율 광원인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CPO용 소자 기술 개발 등 미래 광집적회로(PI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다각적인 후속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김상현 교수는 “이번 성과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와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고효율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초고속 광통신 시스템과 광센싱, 라이다(LiDAR) 등 다양한 차세대 광전자 집적 시스템의 핵심 소자 기술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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