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충남대병원이 악천후로 소방 헬기마저 뜨지 못해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제주의 중증 응급 대동맥 환자를 수용해 새벽 응급수술을 성공시키는 등 거점국립대병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전공의들의 실무 역량을 극대화하는 초음파 실습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중증 응급의료의 핵심 거점으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지성 교수팀은 최근 기상 악화로 이송에 난항을 겪던 제주도의 중증 응급 대동맥 환자 A씨(65세·여)의 응급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제주 서귀포에 거주하는 A씨는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분초를 다투는 치명적인 질환인 ‘급성 A형 대동맥박리증(대동맥 혈관 벽이 찢어지는 질환)’ 진단을 받았다.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시간당 1~2%씩 증가하는 초응급 상황이었으나 제주도 내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했고 수도권 이송을 위한 헬기마저 악천후로 약 10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결국 의료진은 환자를 배편으로 목포항까지 이송한 뒤 구급차로 육로 이동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 과정에서 장시간 이동에 따른 환자의 상태 악화를 우려한 부천세종병원 측이 중부권 거점 병원인 충남대병원 김지성 교수에게 다급히 연락을 취했다.
김 교수는 상황을 전달받자마자 즉각 환자 수용을 결정했다. 환자가 해상과 육로를 통해 이동하는 밤사이 심장혈관흉부외과를 중심으로 마취통증의학과, 수술실 간호사, 체외순환사 등 전문 인력들이 비상 협진 체계를 구축했다.
새벽 시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술실로 직행했고,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유기적인 협조 덕분에 응급수술은 대성공으로 끝났다.
충남대병원의 광역 응급의료 역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79세 남성 복부대동맥 파열 환자가 현지 병원 사정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자 충남대병원으로 긴급 전원되어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한 바 있다.
김지성 교수는 “이번 성공은 환자의 안위를 위해 끝까지 소통해 준 부천세종병원 의료진과 밤샘 응급수술 체계를 빈틈없이 뒷받침해 준 마취과, 체외순환사, 수술간호팀 등 우리 병원 모든 스태프의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영호남과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중증 대동맥 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안전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대병원은 병원 역량 다지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는 응급의학과와 주관으로 지역 내 전공의 및 의과대학 실습생(PK)들을 위한 ‘응급 초음파 활용 교육’을 실시하며 미래 의료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번 교육은 응급 현장에서 의사가 환자 곁에서 즉각 진단과 시술을 시행하는 POCUS(현장 초음파)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쇼크 및 저혈압 환자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RUSH(Rapid Ultrasound in Shock and Hypotension) 프로토콜 이론 강의와 함께 교수진과 1:1로 매칭된 고강도 ‘핸즈온(Hands-on) 실습’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교육생들은 실제 초음파 장비를 활용해 ▲복부·심장 초음파 ▲초음파 유도 중심·말초정맥관 삽입술 ▲흉부 및 복부 천자 등을 직접 수행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정원준 응급의료센터장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초음파를 통한 신속·정확한 의사결정은 환자의 생존율과 직결된다"며 "앞으로도 시뮬레이션 기반의 실습 교육을 대폭 확대해 의료진의 임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의료 교육의 질적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