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시각 충북 청주선 ‘인삼 수출 위기 극복’ 위한 격론… 수출 다변화 모색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전 세계를 사로잡은 K-팝의 열기가 가득한 서울 강남의 한복판, 그리고 한국 농식품 수출의 숨은 주역들이 모여 위기 타개를 외친 충북 청주의 간담회장.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대한민국 농식품 수출의 ‘기회’와 ‘도전’이 교차하는 생생한 현장을 찾았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위치한 K-팝 복합 문화 공간 ‘케이타운포유(KTOWN4U)’. 3층 댄스 클래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 소리와 4층 아이돌 음반 팝업스토어를 가득 메운 외국인 관광객들의 활기로 건물 전체가 들썩였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2층에 마련된 ‘K-푸드 홍보 부스(Taste Korea, FOR YOU)’로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K-콘텐츠와 연계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중소 식품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전초기지다.
현장에서는 외국인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캡슐 뽑기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한편에서는 감자·고구마빵과 닭강정 등 K-스트리트푸드 시식 행사가 한창이었다.
엔하이픈(ENHYPEN)이나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등 글로벌 스타의 IP를 활용한 콜라보 라면과 콤부차 앞에서는 인증샷을 찍는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해외 관광객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사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한국의 떡볶이와 스낵을 맛보게 됐다면서 포장도 예쁘고 맛도 있어서 돌아갈 때 기념품으로 구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240여 개국, 85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케이타운포유와의 협업으로 가능했다. aT는 올해부터 K-팝, K-관광 등 이른바 ‘K-이니셔티브’ 연계 마케팅을 대폭 강화했다.
케이타운포유를 비롯해 SK네트웍스, CJ푸드빌 등 6개 대기업 및 플랫폼과 손잡고 15개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동반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전기찬 aT 수출식품이사는 “올해는 단순한 유통망 협업을 넘어 K-팝 팬덤 네트워크, 특급호텔 브랜드 등을 결합한 새로운 수출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라며 “대·중소기업 협력을 통해 우리 제품이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돕겠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aT 홍문표 사장 역시 경북 김천의 신품종 포도 ‘요엘여봉’ 품평회 현장을 방문하는 등 K-푸드의 고품질 신선농산물 육성과 수출 외연 확대를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K-푸드의 화려한 축제가 열리는 서울의 분위기와 달리, 지난 8일 충북 청주 aT 세종충북지역본부에서 개최된 ‘2026년 인삼품목 수출 확대를 위한 업계 간담회’ 현장은 비장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근 글로벌 소비 침체와 각국의 비관세장벽 심화로 직격탄을 맞은 인삼 수출의 반등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통계는 냉혹했다. 올해 6월 첫째 주 기준 인삼 수출액은 61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2%나 급감했다. 지난 2022년 2억 697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인삼 수출업체 관계자들의 목소리에는 위기감이 묻어났다. 업체들은 국내 생산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와 함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고가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줄어든 점을 토로했다.
특히 제도적 규제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중국의 ‘고려홍삼 수입약재표준 개정’ 움직임과 베트남의 ‘식품안전법 개정’에 따른 건강보조식품 관리 강화 등 까다로워진 비관세장벽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울러 특정 국가와 품목에 쏠려 있는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대한민국 인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국가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aT는 즉각적인 처방전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장에는 베트남 통관·수출 전문가가 직접 초청돼 복잡해진 제도 변경 현황을 설명하고 현장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또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건강기능식품 등록 절차와 시장 여건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되자 업체 관계자들은 일제히 노트를 펴고 필기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aT는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된 현장의 목소리를 하반기 수출지원사업에 전방위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해외 박람회와 K-푸드페어를 통한 대규모 판촉은 물론, 유럽과 중동 등 신흥 시장의 바이어 매칭, 현지 병원 연계 신규 판로 확대 등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됐다.
전기찬 수출식품이사는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변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우리 인삼 수출이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비관세장벽을 뚫고 한국 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에 다시 알려 수출을 반드시 확대하겠다”라며 굳은 의지를 밝혔다.
화려한 K-콘텐츠를 날개 삼아 전 세계 젊은 층을 공략 중인 K-푸드와, 거센 글로벌 규제의 파고 속에서 전통의 자존심을 걸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고려인삼. 대한민국 농식품 수출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현장의 발걸음은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