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투자유치로 군살빼기 노력
구조조정·투자유치로 군살빼기 노력
  • 이덕희 기자
  • 승인 2005.09.14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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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과학공원 조명식 사장

▲ 엑스포과학공원 조명식 사장
1993년 엑스포 이후로 10년이 넘게 침체기를 맞고 있는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 새 경영자가 선임됐다. 3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하다 퇴임 2년여를 앞두고 부임한 조명식 사장. 엑스포과학공원이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며, 경영난은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계획과 포부를 들었다.

명실상부한 대전의 상징 엑스포과학공원은 다시 살아날 것인가. 1993년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이 공원은 그동안 대전시의 애물단지가 되어왔다. 대규모 행사를 대비해 조성된 부지와 거대 전시관은 기본 운영만 하는 것도 힘에 부쳤다. 공원을 찾는 방문객은 눈에 띄게 줄었고 무엇보다 활기를 잃은 과학공원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20일자로 선임된 조명식 사장은 어깨가 무겁다. 앞선 세 명의 사장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몸부림치던 자리에 이제 모든 책임을 가지고 앉았으니 말이다. 쟁쟁한 대기업의 이사경력이 있던 경영자들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났는데, 공직생활만 35년의 해 온  조 사장이 부임하자 주위의 우려도 컸다.

“그간의 어려움을 보아왔기 때문에 더욱 부담감이 많이 든다. 시 감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엑스포과학공원이 다른 공기업과 다르게 특수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일선에서 느꼈다. 공공성과 수익성이 절반씩은 갖춰져야 하는 공기업인데, 모순점이 많았다.”

부임 전 시 문화체육국장을 맡았던 조명식 사장은 이전 경영진들이 대전시와의 의견조율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한다. 공원 활성화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강구했지만 시와 사전의견을 교환하고 재정 부분을 합의하는데 유연하지 못했다는 것. 본인은 공직경험을 살려 ‘시와의 교감’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대전시와의 협조와 함께 조 사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들의 ‘신분안정’이다. 110여명의 직원들의 사기와  신변문제를 보장해 주지 않고 경영난을 극복해나가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

“부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이야기했다. 이제부터 한솥밥 먹는 식구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으면 사장인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과 같은 강제적 인원 감축은 없을 것이다”라고 조명식 사장은 강조한다. 공직 출신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보다 CEO로서의 면모가 묻어난다.

지금 엑스포과학공원은 말 그대로 ‘수술대’에 올랐다. 전체 17개 중 정상운영되고 있는 9개관을 제외하고 모두 새로운 모습으로 탈피할 계획이다.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전시관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

먼저 자동차·대전관은 2007년까지 교통안전체험센터로 거듭난다. 현재 설계 진행 중이며 이 사업에는 정부에서 340여억원을 투자했다. 자기부상열차관은 국립중앙과학관까지 1km 코스를 연장해 과학공원의 상징물로 자리잡게 된다.   또한 첨단과학성과물 전시관이 2006년 말이면 완공될 예정이며, 대덕연구단지 연구성과물의 집적공간으로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영상특수효과타운은 9월 완공 예정으로 곧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인간과 과학·재생조형·우주탐험관은 특별한 대안이 없어 과감히 철거하기로 했다.

2007년까지 계획한 공사가 끝난 후 엑스포과학공원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를 것이다.  2004년 말 70만명으로 집계된 방문객 수를 2007년 이후 120~13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조 사장의 포부다.

“과학공원의 기능을 살려가면서 시민공원으로써의 역할도 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체험학습 현장으로 충분히 활용되면서 대전시민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시민 휴식처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각종 축제와 이벤트 등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청소년 ‘과학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요요건 중 하나가 바로 유스호스텔 건립이다. 그간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건립이 논의된 바 있지만, 번번히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무산되었었다. 지금도 설계가 모두 끝나고 예산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120억원의 예산이 어떠한 절차를 통해 지원될지 주목된다.

“공원 활성화를 위해선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의 요건이 필요한데 우리는 ‘볼거리’ 만으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라 사실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엑스포공원 측의 솔직한 입장이다. 1993년 민자유치 돼 30년간 임대로 운영되고 있는 꿈돌이랜드, 20년간 임대운영 되고 있는 ‘먹을거리’ 수익은 모두 민간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결정된 사안이지만 지금 판단컨데 근시안적 처사가 아니었나 하는 평가도 있다.

“빈약한 자체 재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전시·과기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지원비와 투자비를 확보해나가겠다. 과학교육의 장으로서 이름을 빛내기 위한 노력을 지켜봐 달라.”

신임 사장을 필두로 군살을 과감히 빼고, 날렵한 새 출발을 시작한 엑스포과학공원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기대가 한껏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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