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서울 성북을 출마를 직접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우리당은 서울 성북을과 송파갑, 경기 부천 소사, 경남 마산갑 등 4곳에서 치러지는 7.26 재보선에서 인물난을 겪어 왔으며, 지방선거 참패로 백의종군한 정동영 전의장으로선 이번 재보선 출마여부가 정치적 장래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 상황이었다.
김근태 의장은 7일 "노무현 대통령이 정의장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출마를 권유했고 이후 정동영 전 의장은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어려운 때에 나서는 게 명분도 있고 당과 개인을 살리는 길이라는 취지에서다.
대통령은 김의장에게도 정 전의장을 설득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근태 의장은 낮은 당지지율과 당선가능성 등을 감안해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기 힘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여권 내에서는 "대통령이 고건 전총리보다는 정동영 전 의장에게 역사성이 더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하며 설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향후 대선구도와 관련, 대통령이 정 전의장에게 아직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으며, 동시에 정 전의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선택이 필요함을 강조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4일 저녁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정동영 전의장 출마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대통령 주변인사와 당에서도 최근까지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권 내에서는 정 전 의장이 한 때 출마결심을 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포기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이와 관련 "정동영 전 의장을 계속 접촉해 왔으며, 성북을 지역이 터가 좋아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의장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지 한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또 얼굴을 비추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은 6일 저녁 공천심사위를 열어 서울 성북을에 조재희 청와대 전 정책기획위원회 사무처장, 송파갑에 정기영 열린정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부천 소사에는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경남 마산갑 재선거에는 김성진 전 청와대 행정관을 각각 공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