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더이상 잘 하려고 해도 안된다"
盧 대통령 "더이상 잘 하려고 해도 안된다"
  • 편집국
  • 승인 2006.08.1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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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논리로 다 자기 주관대로 한다"…4개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 자리서 '레임덕' 고충 토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임기말 권력 누수 현상에 대해 깊은 고충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국일보,한겨레신문,경향신문,서울신문의 외교안보분야 논설위원 6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임기가 거의 끝나간다.사람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더 이상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며 "국회가 8개월 동안 안 열리고 있는데 국회를 열라고 하는 여론의 압력도 전혀 없다. 그런 것으로 봐서 뭔 일을 하려고 해봐야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공기업 기관장들이 잘 말을 안 듣는다. 다 자기 논리를 내세워서 자기네 주관대로 한다"며 "과거에 임명돼서 내려온 사람들이어서 나가라고 할 수도 없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은 임기동안 개혁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며 "이런 생각을 대국민 선언 또는 편지 형태로 발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최근 지지율 고민을 한다"면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 같은 경우도 너무 당연한 것인데 내 지지율이 낮다 보니까 훼손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 지지율이 낮아서, 내가 미워서 정책을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지지율을 올리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하는 의혹도 받는다"며 "그래서 지지율 고민을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다음에 누가 오든 한번 잘해봐라는 식의 꼬부라진 마음도 있고, 잘해서 물려줘야지 하는 펴진 마음도 있다. 저렇게 막 괴롭히고 그럴 때는 한번 혼나봐라는 심정으로 경험을 안 물려주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지금은 잘 물려줘야 겠다는 생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전임 대통령들처럼 권력형 비리 사건등에 얽매인 것이 없는 만큼 흔들릴 일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임기말까지 국정장악력을 유지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식들 문제로 임기 말에 힘이 빠졌는데 나는 그럴 일이 없다. 내가 권력기관을 갖고 휘두른 것도 아니고, 나는 특별히 힘이 빠질 이유도 없고, 끝까지 국정 장악력을 갖고 간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흔들기와 열린우리당 일부에서의 탈당 요구등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가 노 대통령의 최근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이날 회동에서 한 발언 요지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처럼 일부 언론이나 정치권에서의 흔들기에 굴하지 않고 극복해나겠다는 결심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다 이야기가 돼서 하는 건데 일부 보수 언론이 10년 전과는 다른 논리를 바탕으로 공세를 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보수 언론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특히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환수는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미연합사나 작계 5027은 북한이 우리를 침공했을 경우 반격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지만 만약 내부에서 김정일 체제가 붕괴되는 등 급변사태가 불거졌을 때 그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작통권 환수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득하기가 힘들다.9월 정상회담에서도 설득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북 문제에 있어서의 미국과의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나를 좋아한다"며 기대를 걸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도 빗나 갈 때가 많다"면서 "북한과의 비공식 채널이 없다고들 하는데 그런 것은 실제 없고,공식적인 통로가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또 "내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을 신임을 하면 북한이 이종석 장관을 믿고 뭔가 얘기를 할 것이다. 이 장관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통로다"며 이 장관에 대한 신임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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